여러모로 놀라운 뮤지컬 <West Side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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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놀라운 뮤지컬 <West Side Story>

1. 고용안정 VS 고용안전

니은


 1. 고용안정 VS 고용안전


개막하기 전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리바이벌 프러덕션이 2월 20일에 개막했다. 1957년에 초연을 올린 이후 무려 다섯번째 올라오는 리바이벌 프로덕션이다. 2009년에 올라왔던 리바이벌 프로덕션은 현재 뮤지컬 <해밀튼>으로 브로드웨이를 초월하는 인물이 된 래퍼 출신의 배우,연출가, 제작자, 작가, 작곡가, 서점 주인인 린 마뉴엘-미란다가 오리지널 스티븐 손드하임의 가사를 스페인어로 번역했고, 푸에르토 리코 출신으로 설정된 배역들에는 실제로 스페인어가 가능한 배우들을 캐스팅해서 스페인어로 대사와 노래를 부르게 해서 현실감을 더해 큰 화제가 되었지만 오리지널 연출가이자 안무가였던 제롬 로빈스의 안무와 연출 라인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화제는 되었지만 스페인어의 벽을 넘지 못했고 작품해석은 기존과 다를 게 거의 없었기에 흥행에는 실패했다.  


뮤지컬 <West Side Story> 2020 리바이벌 공연   

대본 Arthur Laurents  

작곡 Leonard Bernstein  

가사 Stephen Sondheim  

연출 Ivo van Hove 

안무 Anne Teresa De Keersmaeker  

무대 an Versweyveld  

조명 An D'Huys  

의상 Jan Versweyveld  

영상 Luke Halls  

분장,문신 Andrew Sotomayor  

초연 연출,안무 Jerome Robbins(1957년)  

오프닝 나잇 출연  

Shereen Pimentel - Maria(베르나르도의 여동생)  

Isaac Powell - Tony(리프의 친구)  

Yesenia Ayala - Anita(베르나르도의 여자친구)  

Dharon E. Jones - Riff(벤 쿡 대체)제트파 리더  

Amar Ramasar - Bernardo(샤크파 리더)  

이번에 올라온 벨기에 연출가 이보 반 호프의 버전은 다른 의미로 화제가 되었다. 일단 메니아들 사이에서는 본격적인 상업 뮤지컬 연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이보 반 호프가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 가운데 하나를 맡았다는 사실에 의구심을 표했고, 이보 반 호프와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둘 다 알고 있는 팬들은 이보 반 호프가 이 작품을 갈길갈기 찢어 해부할까봐 걱정했다. 초반에는 이 작품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인 “Tonight" 과 ”Somewhere“ 등이 잘려 나갈 예정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팬덤은 난리가 났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다른 데서 터졌다. 극중에서 마리아의 오빠인 베르나르도의 역으로 캐스팅된 아마르 라마사르 때문이었다.  

뮤지컬 컬러 퍼플로 토니상을 수상한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부르는 "Somewhere" 

아마르 라마사르는 뮤지컬 <회전목마>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한 뉴욕시티 발레단의 프린시펄 발레리노 출신의 배우다. 그는 뉴욕 시티 발레단 최초의 아시안 프린시펄 무용수지만 그가 화제가 된 것은  인종 때문이 아니다. 뉴욕시티발레단(NYCB) 소속인 이 배우는 다른 두 명의 발레리노와 함께 아메리카 발레 씨어터 스쿨 출신의 알렉산드라 워터버리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했다. 그는 학생과 동료들의 사진을 찍어서 돌려보았다는 혐의를 받았고 그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자 재빨리 사과성명을 냈다.  뉴욕시티발레는 그들과의 계약을 해지했지만 댄서 협회는 그가 법적 제제를 받지 않았으니 해고는 부당하다고 지적했고 다른 두 발레리노와 달리 그는 뉴욕시티 발레단의 그 자리로 돌아왔다.  

그런 그가 이보 반 호프의 프러덕션에서 가장 중요한 배역 중 하나인 베르나르도에 캐스팅 되자마자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에서는 #MeToo 태그가 일어나 그의 퇴출을 요구했고 함께 출연하는 여성 배우들의 안전을 보장하라는 시위가 극장 앞에서 열렸지만 연출가인 이보 반 호프는 응답하지 않았다. 프러덕션의 대변인은 해고는 없을 것이며 배우노조는 유죄판결을 받지 않은 배우의 고용안정을 지지한다며 배우노조의 지지를 내세웠다.  

Broadway Theatre 앞의 시위 


바로 다음날 배우노조에서는 그런 언급은 한 적이 없으며 배우 노조 자체의 조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개막한 다음날 배우노조는 성명서를 내놓았다. 모든 배우들이 성추행의 위협으로부터 자유로와야 한다는 전제를 밝히면서도 그가 법원에서 유죄판결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돌려 말하며 노조는 배우의 고용안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내놓았다.  그가 발레단에서 무슨 일을 했든 브로드웨이 배우 노조원이 된 이후에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으므로 그에게는 고용을 보장 받을 권리가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 성명서는 즉시 성명도 아니라는 반발을 일으켰다. 이런 반발 비웃기라도 하는 듯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폭발적인 흥행을 이어가며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핫한 공연으로 떠올랐다. 


한국에서도 몇 번이나 공연을 올렸고 많은 팬들을 지닌 연출가 이보 반 호프의 연출은 확실히 눈이 번쩍 떠질 정도다. 이전에 한 번도 이보 반 호프가 연출한 작품을 보지 않았다면 뮤지컬이 이런 방식으로 연출될 수 있다는 사실에 경악을 할 수도 있다. 이보 반 호프의 작품을 몇 번이나 보았다 하더라도 놀라운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는 왜 성추행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를,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고수했나? 그가 배우를 교체할 수도 있다는 것은 오프닝 나잇에 교체된 몇 몇 배우들의 이름을 통해 알 수 있다. 단순한 배우 감싸기라고 볼 수는 없다.  이 놀라운 프러덕션에서 아마르 라사마르의 스캔들은 큰 얼룩을 남기고 있다.


 *다음 글은 오리지널과 리바이벌의 차이를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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