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복이 뭔데

핀치 타래패션

홀복이 뭔데

꾸며도 난리 안꾸며도 난리

나비애미

여초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이 하나 올라왔다. 

이 옷 너무 예쁜데 어때요? 살까요 말까요? 

몸매 곡선이 드러나보이면서 살짝 브이넥으로 파져있는 원피스였다. 내 기준으론 저렴해보이진 않았고 그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입으면 예쁘겠네. 라고 생각했다. 

댓글로 내려가보니 다들 하는 소리. 

홀복같네요. 

나가요들 옷 같은데 

순간 띵했다. 뭐가 홀복이지... 

홀복이 뭐지??? 

네**에서 홀복을 검색해본다.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이 입는 종류의 옷.. 이라고 대충 설명이 되어있었다.

홀복의 기준이 뭔지 난 도통 모르겠다. 

여자들이 입는 옷에 홀복이니 뭐니.. 갖다붙이는거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군다나 같은 여자들도 홀복이란 단어를 쓰다니. 

룸싸롱가서 노는 남자들이야 소위 홀복입은 여자들을 마니 보니 쓴다고 쳐도.. 왜..?? 

외국에서 저런 옷을 입고 밖에 나왔다고 하면 드레스업 했네 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그걸 보고 쟤 홀복입었네 라고 하진 않을거다. 

성매매가 만연한 나라에서 무의식적으로 그 단어도 여자들의 생활에 침투해버린걸까. 

스포츠 뉴스나 기상예보 방송에서 노출이 많고 딱붙는 옷을 입은 여성들이 나온다. 

답답해보이고 불편해보이고 상황과 맞지 않는것 같다. 이걸 보고 또 홀복이라고 하더라

왜 그 사람들이 의상을 그렇게 입었어야 했을까? 

몸매과시하려고??? 

그건 아닐거다. 아마 그 방송을 담당하는 남자 스탭들이 입으라고 했겠지. 

그게 남자들한테 어필될걸 아니까. 

근데 보통은 욕은 그 여자들한테 들어간다. 

홀복같은 거 입고 뭐하냐 여자들 수치다. 

결국 여자만 또 뭐라고 한다. 

요즘엔 탈코르셋 해서 메이크업 안하고 옷도 편하게 입고 숏컷으로 하고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좋다.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는거. 

반대로 너무 꾸미고 다니면 촌스럽다고 하는 이야기들도 듣는다. 

피곤하다. 뭘하면 멋지고 뭘하면 촌스럽고. 

난 그렇다. 꾸미든 안꾸미든 여자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꾸미는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자연스럽게 편안한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그냥 그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다니든 존중해주고 편안하게 봤으면 좋겠다. 깐깐한 잣대를 들이대지말고. 

화려하게 꾸민 사람은 저 사람은 절케 반짝반짝하는걸 좋아하는구나..하면 되고

편안한 스타일의 사람은 저 사람 스타일도 참 편하고 멋스러워 보이네.. 하면 좋겠다. 

안그런가?

나비애미의 최신 글

더 많은 타래 만나기

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나는 땡땡이다. 아마 팟캐스트 ‘송은이 김숙의 비밀보장’을 듣는 사람들이라면 내가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바로 알아챌 수 있을 것이다. 이 팟캐스트는 쓰잘데기 없는 고민에 시간을 올인하고 있는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을 위한 해결 상담소로, 철저하게 비밀을 보장하여 해결해 준다는 취지하에 만들어진 방송이다. 그리고 ‘땡땡이’는 이 취지에 맞게, 사연자의 익명을 보장하기 위해 사용하다 만들어진 애칭이다. 비밀보장 73회에서..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제목없음] 일곱 번째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제목없음

#여성서사
누군가를 만난다는건 참으로 어렵다. 나같은 경우에는 끊임없이 되물어봤다. 그리고 의심했다. '저 사람은 만나도 괜찮은걸까?' '내가 착각하고 있는건 아닐까?' 처음에는 설레기도 하고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안한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과연 내가 누군가를 만나도 괜찮은걸까? 순간의 감정으로 선택한 것은 아닐까?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결국에는 좋으니까로 결론이 난다. 좋은걸 어떡하나? 만나야..

오늘도 결국 살아냈다 1

매일매일 사라지고 싶은 사람의 기록

차오름

#심리 #우울
하필 이 시기에 고3으로 태어난 나는 , 우울증과 공황발작으로 많이 불안해진 나는, 대견하게도 오늘 하루도 잘 버텨냈다. 우울증과 공황발작이 시작된 건 중3. 하지만 부모는 어떤 말을 해도 정신과는 데려가주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20살이 되고 알바를 하면 첫 번째로 갈 장소를 정신과로 정한 이유이다. 부디 그때가 되면 우울증이 사라지지 않을까라는 말도 안 되는 기대를 가지면서. 부모는 우울증은 내가 의지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2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장례
끝났다. 사흘 간의 지옥같고 전쟁같고 실눈조차 뜰 수 없는 컴컴한 폭풍우 속에서 혼자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던 시간이 끝났다. 끝났다는 것이 식이 끝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절망스럽다. 불과 사흘 전만 해도 물리적으로 사회적으로 엄연히 존재했던, 60여년을 살았던 한 '사람'을 인생을 제대로 정리할 시간조차 갖지 못한 채 후루룩 종이 한 장으로 사망을 확인받고, 고인이 된 고인을 만 이틀만에 정리해 사람..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