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9일의 일기

핀치 타래일기연애

3월 9일의 일기

찌질한 전여친 모먼트

infignition

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뭐가 남냐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물어본 적 있는지. 거기엔 미움이 남는다.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나를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은 전애인의 현재 애인 혹은 썸타는 누군가의 인스타를 염탐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게 두 번이나 연속으로 이어지니, 그리고 다들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읽으면서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건 그런 맘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하고 부르는 노랫말이 떠오르는. (그런 노래를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주길 원하는. 어쩌면 인간의 가장 순수한 욕망일지도 모른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사람의 존재는 내가 나를 특별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돕기때문인지 자꾸 집착하게 된다.


지나간 연애는, 그 사람들은 나를 구성한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남든 미련스러운 마음으로 남든 나는 그들에게서 멀어지지 못하고 여전히 편지글을 꺼내 읽고 이렇게 구질구질한 일기를 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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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페미 K-장녀 #1 가족의 생일

가족들과 외식은 다이나믹해지곤 한다

깨비짱나

#페미니즘 #비건
다음주 호적메이트의 생일이라고 이번주 일요일(오늘) 가족 외식을 하자는 말을 듣자마자, 다양한 스트레스의 요인들이 물밀듯이 내 머리속을 장악했지만 너무 상냥하고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나에게 일요일에 시간이 되겠냐고 오랜만에 외식 하자고 너도 먹을 거 있는 데로 가자고 묻는 말에 못이겨 흔쾌히 알겠다고 해버린 지난주의 나를 불러다가 파이트 떠서 흠씬 패버리고 싶은 주말이다. 이 시국에 외식하러 가자는 모부도 이해 안가지..

보장 중에 보장, 내 자리 보장!

이운

#방송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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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3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beforeLafter

#죽음 #상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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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사람

세 사람

이운

#치매 #여성서사
1 요즘 들어 건망증이 심해졌습니다. 안경을 쓰고서 안경을 찾고 지갑은 어느 가방에 둔 건지 매번 모든 가방을 뒤져봐야 합니다. 친구들은 우리 나이 대라면 보통 일어나는 일이라며 걱정 말라하지만 언젠가 나에게 소중한 사람들이 생겼을 때 그들까지도 잊게 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하루는 수영을 다녀오는데 그날따라 비도 오고 몸도 따라주질 않아서 바지가 젖을 것은 생각도 안하고 무작정 길가에 털썩 주저앉..

4. Mit Partnerin

여성 파트너와 함께

맥주-

#여성서사 #퀴어
여성 파트너와 함께 이성애 규범과 그 역할에 익숙해진 내가, 동성애를 하기 위한 일련의 역할들과 그 수행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시간이 걸렸다. 대부분의 시간에 나는 실용적- 불필요한 장식이 없고 기능에 충실한-인 옷을 입고 있기 때문에, 여가로 쓸 수 있는 시간에는 사회에서 ‘여성적’ 이라고 해석하는 복장을 하고 있기를 좋아한다. 하늘하늘하고, 레이스나 프릴이 달려 있고, 패턴이 화려한 옷들. 재미있는 것은 패턴..

말 하지도 적지도 못한 순간들 -14

환자가 떠난 후 남은 딸이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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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인 조회 서비스 조회 완료 후 한 달 정도는 은행과 보험 정리에만 매달렸다. 사실 지점이 많이 없는 곳은 5개월 여 뒤에 정리하기도 했다. 그 사이에는 자동차 등을 정리했고 건강보험공단, 연금공단, 주민센터 등을 방문했다. 상속인 조회 서비스에 나온 내역들을 한꺼번에 출력해 철 해 두고 정리될 때마다 표시해두고 어떻게 처리했는지(현금수령인지 계좌이체인지 등)를 간략하게 메모해두면 나중에 정리하기 편하다. 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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