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지나간 자리에 뭐가 남냐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물어본 적 있는지. 거기엔 미움이 남는다.
내가 그를 사랑하지 않더라도 나를 바라봐주길 바라는 마음은 전애인의 현재 애인 혹은 썸타는 누군가의 인스타를 염탐하는 것으로 표현된다. 이게 두 번이나 연속으로 이어지니, 그리고 다들 그런 고민을 하는 것 읽으면서 어쩌면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건 그런 맘이다. 나를 사랑한다고 했잖아요, 하고 부르는 노랫말이 떠오르는. (그런 노래를 아는 건 아니지만) 그러니까 누군가 나를 변함없이 사랑해주길 원하는. 어쩌면 인간의 가장 순수한 욕망일지도 모른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사람의 존재는 내가 나를 특별하게 여길 수 있도록 돕기때문인지 자꾸 집착하게 된다.
지나간 연애는, 그 사람들은 나를 구성한다. 미워하는 마음으로 남든 미련스러운 마음으로 남든 나는 그들에게서 멀어지지 못하고 여전히 편지글을 꺼내 읽고 이렇게 구질구질한 일기를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