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1학년 때의 일이다.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집에 가려고 택시를 탔다. 남자친구가 택시를 잡아 태워줬고, 문까지 닫아줬다. 내일 보자. 그렇게 일상적인 인사를 주고받았다. 남자친구의 집에서부터 내 집까지 약 10분 남짓한 거리였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였고, 늦게까지 데이트하다 택시를 타고 들어가는 일이 종종 있었기에 그 날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라 안일하게 믿었다. 그리고 그 얄팍한 기대는 완전히 부서졌다. 10분도 되지 않는 그 짧은 시간 동안 택시 기사는 과속과 급정거, 급커브를 반복했다.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을 정도였다. 차를 타고 가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낀 건 처음...
몇 달 전, 생리컵을 선물 받았다. 생리대를 사용하면 외음부가 항상 짓물렀고, 잘 때도 샐까 싶어 편하게 누워 자지 못했고, 밑 빠지는 느낌과 함께 생리통이 심했던 나를 위한 애인의 선물이었다. 사실 탐폰을 잘 사용하고 있었지만 국산 탐폰은 흡수력이 영 좋지 않아 생리대를 같이 착용하는 게 필수였고, 8시간 이상 탐폰을 착용하면 안 되었기에 잘 때만큼은 생리대를 쓸 수밖에 없었다. 그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애인이 인터넷을 뒤져가며 정보를 찾아 생리컵을 샀던 거였다. 애인은 처음 시도해보기엔 가격대가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까, 선물로 받는 게 좋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한 번 써 보고 불편하면 쓰지 말라는 말도 덧붙...
“대전역 포장마차 우동이 그리 맛이 좋아”라는 희대의 명문장을 만들어 낸 ‘개념녀’가 있었다. 지금은 김치녀 또는 된장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한 때 개념의 절정을 달렸던 과거의 나도 있었다. 나는 적지 않은 연애를 했고, 적지 않은 남자를 만났고, 결국 나에겐 다양한 ‘쓰레기 전남친’이 남았다. 쓰레기라는 표현도 아까운 그들이 각축을 다투는 가운데 굳이 최악을 뽑자면, ‘돈 없는 찌질남’ 을 꼽을 수 있겠다. 나 같은 개념녀와 그런 남자들의 연애는 눈 뜨고는 못 봐줄 정도로 개념찼고, 또 찌질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내 얼굴에 침 뱉기지만, 도시전설처럼 암암리에만 공유되는 최악의 구남친 이야기는 조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