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22. The Garden Betw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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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22. The Garden Between

딜루트

어떤 게임이냐 하면

둘만의 비밀 공간 속 분위기는 한층 무겁다. 지금까지 친하게 지내온 최고의 친구가 내일이면 떠난다. 하늘도 침울한 기분을 아는 걸까, 비밀 공간 바깥 나무 벽에 비가 튀는 소리가 난다. 판자에 그려진 낙서나 놀이터의 미끄럼틀, 들려오는 낡은 테이프의 음악 하나하나에 전부 추억이 깃들어 있다. 이제 두 아이는 내일이면 태어나서 처음으로 소중한 친구와의 작별을 배울 것이다.

세 가지 버튼으로 진행하는 게임

우리가 지금까지 플레이했던 수많은 어드벤처 게임들을 떠올려보자. 화면은 고정되어 있거나 이미 구성된 맵 속에서 캐릭터를 움직여가며 탐험한다. 이런 전개는 일종의 규칙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처음 <페즈>가 공개되었을 때 그 독특한 화면 전환 방식은 많은 게이머에게 충격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리뷰할 <더 가든 비트윈> 또한 독특한 게임 전개 방식 때문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 많은 언론과 유저들이 주목했다. 추상적인 섬 안에서 두 명의 주인공은 오직 앞으로 갈 뿐이며 이 과정에서 플레이어가 할 일은 시간을 조작하여 주변 환경에 변화를 주고 두 주인공이 가지 못하는 길을 갈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독특한 게임 분위기, 이미지 제공 The Voxel Agents

아리나와 프렌드

두 명이 함께 모험하거나 퍼즐을 푸는 게임은 지금까지 많이 있었다. 성별이 다른 주인공이 나오는 어드벤처 게임에서는 보통 남성 캐릭터가 주된 모험을 하고 여성 캐릭터가 사이드킥을 도맡아 왔지만 이 게임속에서 먼저 달려들어 탐험하고 등불을 들어 주변을 밝히는 것은 아리나의 몫이며, 겁이 많고 소심하지만 주변을 관찰하고 퍼즐을 푸는 것은 프렌드의 몫이다.

캐릭터 디자인 또한 다른 게임에 비해 현실적인 편이다. 오히려 그 점이 눈에 띈다. 두 소년 소녀의 외형은 성별에 따른 특징이 드러나지 않고, 입고 있는 옷 또한 활동하기에 불편한 디자인이 아니다. 게임 속에서 보여주는 추억의 단편들 속에서 둘은 평범한 친구들처럼 TV 앞에 앉아 게임을 하고 팝콘을 먹는다. 즉, 미디어 속에서 보이는 ‘여아다운 모습’이 아리나에겐 보이지 않는다.

아리나와 프랜드, 이미지 제공 The Voxel Agents

이런 특징 때문에 같은 환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앞서 리뷰했던 ‘마이 브라더 래빗’ 보다는 좀 더 편안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어린 시절의 추억

추억은 파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마지막 날, 아리나와 프렌드는 둘만의 비밀기지에서 자신들의 장난감들을 가지고 추억을 하나하나 되짚어본다. 두 명이 탐험하고 있는 섬은 마치 <인사이드 아웃>처럼 둘만의 즐거웠던 추억으로 이루어져 있는 추상적인 공간이다. 그런 상상의 세계 속에서 함께 가지고 놀았던 물건들이 모일 때마다 어쩌면 잊고 있었을 지도 모르는 자신들이 함께 했던 기억을 되살려본다.

<더 가든 비트윈> 플레이 타임은 약 3시간에서 4시간 남짓이지만 그 속에 퍼즐과 이야기가 적당한 밸런스로 배분되어 있다. 게임이 끝나면 스탭롤과 함께 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어린 시절의 자신에 대해 추억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간을 돌리는 방법에만 익숙해지면 게임의 난이도는 크게 어렵지는 않은 편이다.

모바일을 제외한 각종 매체로 발매되어 있으며, 한글 패치는 되어 있으나 없어도 게임에는 지장이 없다.

발매일 : 2018년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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