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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프놈펜

엄혜정

여행가들 사이에 그런 말이 있다. 동남아에 빠지면 답도 없다고. 진정한 여행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은 동남아라고. 여러 동남아 국가 중 나는 캄보디아와 사랑에 빠졌다. 뜨거운 날씨, 복잡한 거리, 불편한 것 투성이인 캄보디아가 왜 매력적이냐고 물어본다면 나는 느림의 미학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해를 피할 그늘만 만나도 기쁘고, 길거리에서 사먹는 500원짜리 연유커피가 주는 달달함 한 모금이면 웃음이 절로 난다. 뭐든 천천히 해도 괜찮다. 캄보디아의 하루는 마치 48시간인 것처럼 흘러간다. 그렇기에 캄보디아의 매력에 빠지기에 2박3일이면 충분하다. 지금부터 캄보디아의 수도 프놈펜을 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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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0. 프롤로그

나오미

일찍이 의료계에 종사하다, 과중한 업무에 몸과 마음이 시들시들 병들던 어느 날. 나는 앞뒤로 25kg의 배낭을 메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휴직계를 던지고 9개월 간 세계여행을 떠나기로 한 것이다. 본명을 발음하기 어려워하는 외국인 친구들을 위해 ‘나의 기쁨’ 이라는 뜻의 닉네임인 ‘나오미’를 사용하기로 했다. 친 글로벌 여행자로 다시 태어난 셈이다! 인도를 시작으로 마음 가는 대로 길 위의 삶을 살아가던 중, 나의 마음이 정착한 곳이 있다. 바로 쿠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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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가는 홍콩

이그리트

같이 가는 여행이 좋았던 시절도 있다. 2인분(혹은 그 이상)의 메뉴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다는 것, 말 안 통하는 타국에서 한국어를 활용할 고정적인 상대가 있다는 것, 도미토리형 유스호스텔에 머무를 게 아닌 이상 숙박비를 쪼개어 부담할 수 있다는 것.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같이 가는 여행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먼저 생각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일정과 예산 범위를 맞추기 힘들다는 것, 여행의 취향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 서로 다른 생활패턴을 여행이랍시고 억지로 맞추기조차 힘들다는 것. 어쩌면 맞춰나갈 기력을 잃어버린 인간의 푸념일수도 있지만, 나는 점점 혼자 여행을 다니는 사람이 되었다. 이 글은 혼자 여행을 다니는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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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6. 쿠바의 음식

나오미

오늘의 주제, 개인적으로 최애 파트인 쿠바의 음식이다. 말레꼰 편에서 언급했듯이 나는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고, 입에 음식이 들어갈 때 가장 행복하다. 정확히 짚어 다시 말하면, 나는 한식을 정말 좋아한다. 향신료에 매우 취약해서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 등 다양한 향으로 미각을 자극하는 나라의 음식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극도로 편향된 음식 취향 때문에 전 세계 그 어떤 산해진미를 가져다준들, 김치찌개에 먹는 밥 한 공기보다 만족도가 떨어진다. 해외여행을 떠날 때마다 그 나라 음식에 대한 뒷조사를 철저히 할 수 밖에 없다. 여차하면 여행기간 내내 맨빵만 씹다 오는 일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식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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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13. 쿠바노의 사랑과 연애

나오미

"나오미님, 상담하고 싶은 얘기가 있는데요... 제가 쿠바에서 최근에 귀국을 했어요. 그리고 다시 가려고 하는데요..." 나는 SNS 메신저로 불특정 다수에게 쿠바에 관한 다양한 종류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 중 이렇게 시작되는 질문의 경우, 10에 9는 남자문제다.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 이유는 아마도 내가 SNS에 쿠바노와 연애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기 때문일 것이다. 나오미와 O 커플. 처음엔 상담사라도 된 양, 경청하고 공감하며 이런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을 했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게 답변한다. "죄송하지만 쿠바노와 사적인 관계에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내가...

떼아모 쿠바 4. 쿠바의 패션

나오미

한국은 유행에 민감하다. 시즌마다 유행하는 스타일이 존재한다. 이를테면 20년 전에는 힙합바지에 군함만큼 큰 운동화가 유행이었다. 지금 30대라면 본인 발 사이즈보다 두 치수 정도 큰 신발을 신고 통 큰 긴 바지로 바닥을 쓸고 다녀 본 경험이 있으리라 믿는다. 바지폭은 점점 줄어들어 10년 전 쯤엔 부츠컷이 유행했다. 그 후 한동안은 스키니가 유행해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스키니에 어느 정도 적응했을 때 다시 복고로 부츠컷이 시작되었다. 패션을 알지 못하는 나는 한국의 빠르게 굴러가는 패션시장에서 항상 낙오하곤 했다. 쿠바는 한국보다는 조금 쉽다. 내가 말하는 몇 가지만 기억한다면 당신도 쿠바에서 패션 리더가 될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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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1. 말레꼰

나오미

나의 신체 부위 중 가장 '열일'하는 곳을 한 곳만 꼽으라면, 1초의 고민도 없이 '입'이라 말할 것이다. 나는 먹기 위해 사는 사람이고, 말하기 위해 사는 사람이다. 그래서 지인들과 식사 약속이라도 잡히는 날이면, 나의 입은 먹어야 할 지 말해야 할 지 늘 갈팡질팡한다. 그러면 우리의 쿠바는 어떠한가. 쿠바에서 가장 '열일'하는 곳을 꼽자면, 단연코 말레꼰(El Malecón) 이라고 본다. 파도의 범람을 막기 위해 만든 일종의 방파제, 그것이 말레꼰의 공식적인 역할이다. 흔히 수도인 아바나의 명소로 알려져 있지만, 해안가에 위치한 대부분의 도시에는 말레꼰이 설치되어 있다.  한낮의 말레꼰 말레꼰은 수...

혼자 가는 상해

이그리트

<혼자 가는 여행> 시리즈에서는 혼자 훌쩍 떠나기 좋은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정보 공유 및 제보는 언제든지 edit@thepin.ch    어째서 상해 깨끗하다. (밤 열 시 전이라면) 돌아다니기 편하고, 안전하다. 한국에서 아주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놀러간 기분을 내기엔 딱이면서 지나치게 피로하지 않다. 한국과 시차도 크게 나지 않는다. 아시아 음식을 좋아한다면 아시아 음식대로, 서양 음식을 좋아한다면 서양 음식대로 맛집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 가기 전 상해 직항 항공편은 아주 빈번하며 비행 시간은 두 시간 내외로 일본보다 조금 더 걸리는 수준이다. 많은 항공사의 취항지이므로 한두 달 전에만 티켓을 끊으면 비슷한 값에 원하는 항공사를 골라 갈 수 있을 정도. 티켓은 왕복 기준 20만원 선이다. 상해에서는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고, 중국어만 통한다. 도로명, 지하철명 정도는 영어로 표기되어 있으나 그것이 끝이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한자에 어느 정도 익숙한 사람이라면 본토 발음으로 읽을 수는 없어도 대략의 뜻은 이해할 수 있다. 상해는 택시비가 서울에 비해 싼 편이라 택시로 많이 이동했는데, 그때마다 구글 번역기의 텍스트/음성 송출 기능을 이용했다. 소통에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세세한 대화를 요구하는 물품(예를 들어 종류가 매우 많은 찻잎 같은)을 구매할 때는 중국어를 모르면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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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2. 까사

나오미

시계를 돌려 2010년 12월의 나오미로 돌아가본다. 정처 없이 배낭을 메고 길 위의 삶을 살던 시절이다. 비행기의 연착으로 늦은 밤 11시가 다 되어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 도착했다. 나는 무작정 택시를 탔고 구 시가지의 랜드 마크로 알려진 ‘까삐똘리오(Capitolio)’에서 하차했다. 쿠바에 입국 전 멕시코에서 만난 친구가 준 정보는 대략 이러했다. 택시를 타고 까삐똘리오에서 내려. 까삐똘리오와 대극장 사이 길로 들어가서 오른쪽으로 고개를 딱 돌리면 J까사가 보일거야. 찾기 쉬워. 그가 알려준 대로 택시를 타고 까삐똘리오에서 하차 후 대극장을 찾는 것 까진 순탄했다. 두 건물의 사이에 난 길로 들어서며 오른쪽으로 고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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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7. 쿠바의 질서

나오미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다. 쿠바를 향해 상상된 이미지는 극과 극이다. 쿠바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북한 같은 나라'라고 이야기한다. 나의 부모님도 처음엔 그러셨다. 거기 김정은 같은 사람이 통치하는데 왜 가냐고, 쥐도새도 모르게 총 맞아 죽으면 어쩌냐고. 물론 이 이야기는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다. 일단, 통치자의 외모부터 다르다. 쿠바의 전 국가평의원장인 피델 카스트로는 아주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 실제로 1900년대 후반, 미국에서 보낸 꽃미모의 암살자가 작전을 하다 그의 미모에 반해서 연인이 될 정도였다. 또한 쿠바에서 일반 외국인이 총에 맞을 일은 없다. 엠바고(embargo)로 거의 모든 무역 통로가 차단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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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3. 이중 화폐

나오미

오늘 이야기 할 주제는 쿠바의 화폐다. 쿠바는 모든 면에서 평범함을 거부하는 ‘관심 종자’다. 쿠바의 통용 화폐는 종류가 두 가지다. 아주 간략히 설명하자면 쿡(CUC)은 환전용 화폐로 외국인들이 주로 사용하는 화폐고, 쿱(CUP)은 내국인이 주로 사용하는 화폐이다. 쿱은 페소 쿠바노(Peso Cubano) 또는 모네다 나시오날(Moneda Nacional)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다. 1쿡은 24쿱의 가치를 지닌다. 벌써부터 머리가 지끈거려 올 것이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지폐는 생김새만 약간 다를 뿐 색깔이 비슷하고, 현지인들은 쿡과 쿱 이라고 말하기보단 두 가지 화폐를 통틀어 페소(PESO)라고 말하기를 선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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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아모 쿠바 12. 쿠바의 날씨

나오미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라는 노래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생각하는 하늘색은 푸른색이다. 아니 푸른색이었다. 요즘 같으면 '회색'을 '하늘색'으로 정정해야 할 듯하다. 유난히 호흡기가 취약하게 태어난 나는 올 가을, 겨울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로 정말 고생했다. 집 안에만 갇혀 지낼 수 없으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했지만, 귀가 후엔 어김없이 비염이 도졌다. 곱게 화장이 잘 먹은 날도 마무리는 마스크였다. 나오미, 한국 체류 버전 초미세먼지로 뒤덮인 한국의 하늘이 쿠바를 그리워하는 이유가 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매일 돼지고기를 굽고 등푸른 생선을 바싹 튀겨도 파랗기만 한 쿠바의 하늘이 너무 그리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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