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치 최신 콘텐츠

  • 2018
    8월 3째주
    LIFE

    다시 줍는 시 15. 내 존재를 넘겨주지 않는 법

    신나리

    주말이면 아르바이트를 한다. 밤 열 시에 일이 끝나고, 빵을 하나 사서 씹으며 버스 정류장을 향해 걷는다. 원체 속이 좋지 않은 편이고 걸으면서 먹다 보니 자주 체한다. 한 시간 반 동안 버스를 타고 가면서, 혼자 정말 별 생각을 다 한다. 일 그만 두고 싶다. 지금 상황으로는 일을 그만두는 게 아니라 더 해야 하는데.. 이번 달 월급으로 작업실 월세까지 내고 나면, 얼마나 저축할 수 있을까. 애초에 안정적인 직장에 다닐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야, 남는 시간 쪼개서는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없을 거야. 그렇지만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내가 지낼 수 있을까. 당장은 괜찮지만 곧 부모님 집에서 나가야 할 것 같은데.. 왜...

  • NEWS

    여성 디자이너, 우린 여기에 있다: FDSC

    이예연

    111년 만에 유례없던 폭염 속으로 향해가고 있던 2018년 7월 15일, 성수동 밀리언아카이브에서 FDSC (Feminist Designer Social Club)의 첫 설명회가 열렸다. SNS로 탄생 소식을 접한 순간 무릎을 탁 쳤던 나는 ‘너무나 필요했던 게 갑자기 이렇게 나타나 주다니! 진짜 진짜 좋다. 너무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면 어떻게 하지?’ 신청서에 온 정성을 기울여 써야겠어!’ 하며 신청서를 제출했고 설명회를 손꼽아 기다렸다. 더위를 뚫고 장소에 가까워지면서 한산한 거리에 여성들이 하나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밀리언아카이브 안 천장과 바닥에는 그래픽이 입혀진 공과 현수막이 설치돼있었고 참여자들은 가져온 간식들을...

  • LIFE

    결혼고발 6. 내 직업은 임시직? (하)

    사월날씨

    대학에서 재무관리 수업을 듣던 중이었다. “여학생들은 회계사 준비 많이 하세요.” 교수가 인자하게 우리를 독려했다. 업무시간이 여유롭고, 일정 기간 쉬었다가 다시 일하기도 용이해서 여자가 하기에 좋은 직업이라는 게 이유였다. 그 학기에 나는 여성학개론을 수강하며 성평등에 관해 배우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위 발언의 문제점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 ‘너희는 무엇이든 될 수 있어’를 전하는 눈빛으로 우리를 한계에 가둘 거라곤 그 자리의 나는 상상조차 못했다. 그런데 그다음 주 여성학개론 수업에서 일상 속 성차별을 주제로 토론하던 중, 한 학생이 나와 같은 재무관리 과목을 듣는지 위 발언에 대해 문제제기하는 게 아닌가. 그러자 교수와 학...

  • WEBTOON

    불경한 사람들 24. 감추기

    하상

    ...

  • ENTERTAINMENT

    어설프게 착한 사람들: <오뉴블> 시즌 6

    이그리트

    아래로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 6의 스포일러와 전 시즌에 대한 언급이 있습니다. 스포일러를 원치 않는 분은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넷플릭스의 간판 시리즈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아래 오뉴블)> 시즌 6이 지난 7월 말, 드디어 공개됐다. 사실 '드디어'라고 표현하기에 기다림이 그렇게는 길지 않았던 건지도 모른다. 극악의 편성과 실제작까지의 온갖 잡음이 이는 공중파 드라마에 비해 <오뉴블>의 제작 및 릴리즈 스케줄은 생각보다 순조로운 편이었으니까. 기억하시는지. <오뉴블> 시즌 5의 마지막 장면을. <오뉴블> 시즌 5를 정주행했을 당시 나는 그 마지막 장면의 여운에서 한동안 벗어날 수 없었다. 지하 벙커에서 마지막을 예감하고 나란히 선 그들, 끝의 끝까지 남아 불의에 저항하던 죄수들...

  • LIFE

    임신일기 - 12주차

    ND

    임산부 배려석을 양보 받을 때 더 이상 고맙단 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그들은 임산부 뱃지를 달고 있는 나를 한참 노려보고는 내 어린 얼굴과 마른 몸을 판단하고 꼭 한 마디씩 거든다. 감사하다며 얼굴의 근육을 움직여 미소 짓는 데도 에너지가 든다. 하나도 고맙지 않다. 나는 출퇴근길이 너무 밉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이든 생판 처음 본 사람이든, 내 마르고 약한 몸에 고나리질 하기를 좋아한다. 사람들은 내가 임신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내 몸을 아주 자연스럽게 품평한다. '주수에 비해 배가 작네.' '골반이 작아 애 낳기 힘들겠네.' 배가 더 나오고 사람들이 내 배를 공공재마냥 만져댈 생각을 하면 끔찍하다. 몸이 그래서 자연분만은 하겠...

  • WEBTOON

    오늘 하루, 가장 쓸데없는 생각 35 - 수영 (1)

    이민

    ...

  • 8월 1째주
    LIFE

    비혼하기 좋은 날 6. 꼴찌의 2만원

    윤이나

    오늘도 통장에서 2만원이 빠져나갔다. 빠져서 어디 멀리 가는 것은 아니고, 바로 붙어있는 또 다른 통장으로 간다. 주택 청약 통장이다. 청약 통장을 만들라는 이야기는 한 10년도 전부터 들었던 것 같다. 그때 통장을 만들지 않은 이유는 하나, 한국에서 집을 사서 살아가는 미래 같은 것은 조금도 그려지지 않았고, 둘, 한 달에 2만원이라고 해도 고정 지출을 늘리는 것이 오늘의 삶을 빠듯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주택 청약에 가입한 건 2년 쯤 전이다. 그것도 역시 내 집 마련의 꿈이 갑자기 생겨나서는 아니었다. 부모님의 늙어감을 직면하면서 어떤 방식으로든 잠시나마 여기 발 붙여 놓을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그리고 10년 전 만큼은...

  • NEWS

    백인 남성 혐오를 중단하라? 아시안 여성 혐오를 중단하라.

    Pinch staff

    지난 1일 <뉴욕타임즈>의 테크놀로지 데스크이자 테크놀로지 선임 라이터로 합류한 사라 정의 채용 소식에 백인 남성들이 집단적인 사이버불링을 가하며 뉴욕타임즈에게 사라 정의 채용을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이유는 '백인 남성 혐오'. 사라 정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한 변호사이자 언론인으로, <더 아틀랜틱(The Atlantic)>, <마더보드(Motherboard)>, <워싱턴포스트(Washington Post)>, <뉴욕타임즈(New York Times)> 등에 법률과 테크놀로지를 주제로 글을 써 왔고 2017년부터 테크놀로지 미디어 <더 버지(The Ve...

  • ENTERTAINMENT

    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16. The Red Strings Club

    딜루트

    아래부턴 The Red Strings Club 에 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이미지 제공 Deconstructeam 어떤 게임이냐 하면 신체 일부를 기계로 대처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시대가 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단점을 고치기 위해 ‘임플란트’라는 시술을 받는다. 시작은 팔이나 다리같은 인공 신체였지만 기술은 점점 발전하였고 몸 안에 원하는 능력의 부품이 시술되어 있으면 대중 앞에서 능숙하게 말할 수 있게 되거나, 세상에 대한 욕심이 사라지는 등 자신이 지닌 단점을 극복한 더 나은 자신이 될 수 있었다. 이 기술 다루는 것은 사기업인 슈퍼 컨티넨트 사 하나뿐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는 <The Red Strings Club>의 마스터 도노반은 임플란트를 할 수 없는 몸이다....

  • WEBTOON

    칩거일기 34 - 이삿짐

    솜솜

    ...

  • ENTERTAINMENT

    왜 여성 프로게이머는 멸종했을까?

    이그리트

    과거의 나, 현재의 나, 미래의 나, 세 명만 모여도 덕질의 장르는 메이저라며 자기 위안을 삼을 수 있다지만 주변인들의 지속적인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시선을 두게 되는 나의 덕질 장르가 있다면 바로 이스포츠다. 나는 그 중에서도 리그 오브 레전드 프로 리그(현 League of Legends Champions Korea, 아래 LCK로 표기)를 리그가 이렇게 거창한 이름을 가지기 전부터 지켜봐 왔다. 년도로 따지자면 2010년 경, 트리비아로 따지자면 임프가 잊혀진계절로 랭크 게임 1위를 오르락내리락거렸을 때부터다. 한국이 이스포츠의 성지인 것은 스타크래프트 리그가 생기며 당시의 게이머들이 엄청난 팬덤을 이끌고 다녔던 90년대...

  • LIFE

    서바이벌 생활경제 1. 주택청약

    신한슬

    경고 : 이 시리즈는 정말 경 제를 알 지도 못 하는 사람에게만 유용할 수 있다. 경제 고수들의 재테크 방법이나 응용편은 언제든지 edit@thepin.ch로 제보 환영. 부동산과 재테크에 밝은 친척 언니는 30대 비혼이지만 이미 자신이 직장을 다니며 살고 있는 비수도권 지역 혁신도시에 본인 이름으로 산 아파트가 있다. 나보다 몇 년은 더 일을 오래 했고 학력도 초봉도 급이 다른데도 막연히 부러워만 하는 나에게 언니가 말했다. 너, 청약 통장은 넣고 있어? 말문이 막혔다. 어디서 많이 들어 보긴 했는데. 딱 거기까지가 내 레벨이었다. 청약 통장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모른다. 경알못 중에서도 독보적인 '쪼렙'이다. 일단 내가 한심하고 무식한 건 알겠는데, 언니도 빨리 만들라고만 하고 그 이상을 친절하게 알려주지는 않았다. 아마 나만 빼고 다 알고 있어서 그럴 것이다. 이건 혹시...

  • WEBTOON

    불경한 사람들 23. 지금

    하상

    ...

  • ENTERTAINMENT

    브로드웨이를 이끄는 여성 캐릭터들 19. 아니타

    이응

    뮤지컬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West Side Story)>  초연 1957년, Winter Garden Theatre 대본 Arthur Laurents 작곡 Leonard Bernstein 작사 Stephen Sondheim 안무/연출 Jerome Robbins 무대디자인 Oliver Smith 수상 1958년 토니상 무대 디자인상, 안무상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중 '아메리카'를 부르는 아니타(가운데 연보라색)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는 흔히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이 작품이 초연된 지도 벌써 60년이나 흘렀다. 60년 전에도 미국의 십대들은 오늘날 한국의 십대들 못지 않게 발랄한 일상을 보낸 듯 하다. 세익스피어의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로미오와 줄리엣>의 주제는 ‘사랑이 증오를 이긴다’ 라고 할 수 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어른들의 증오의 제물이 된 어린 연인들이라고 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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