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특별편. 악플 읽는 밤

알다폴리아모리연애관계

두 명의 애인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특별편. 악플 읽는 밤

승은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승은

저희가 한국일보에서 폴리아모리에 관한 인터뷰를 했잖아요. 기사 제목은 <세 명이 하는 연애… “독점 아닌 사랑이 가능할까요?”>였고요. 한국일보 메인에도 뜨고, 네이버 포털 메인에도 저희 사진과 인터뷰가 떴죠. 그런데 하루만에 1,000개 넘는 댓글이 달렸어요. 그것도 대부분 악플……. (웃음) 오늘은 우리가 기사에 달린 악플을 하나하나 까먹어 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해요. 추천 수가 많은 댓글부터 언급하고 싶은 악플에 대해서요. 물론 언급할 필요도 없는 성희롱은 제외했어요.

본격적으로 읽기 전에 우리 심호흡해요. 후-하-후-하-

자, 이제 읽어봅시다!

1. 뭔 개소리야. 걍 소라넷이잖아. ㅋㅋㅋㅋ [공감2891 - 비공감48]

우주

저는 일단 이 댓글 읽기에 앞서서,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댓글 통계에 따르면 남성 65%, 여 35%. 연령대는 3-40대가 가장 많았어요. ‘소라넷’이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는 게 그래서 신기했어요. 소라넷의 유지와 폐쇄를 가장 어렵게 만든 대상이 3-40대 남성들 아니었습니까? 그들이 소라넷과 폴리아모리를 동일 선상에 두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어요.

분석한 결과, “뭔 개소리야?” 라는 단어가 정말 많았어요. 동물, 짐승 같은 단어와 함께요. 폴리아모리는 짐승이 할 만한 짓이라는 거예요. 인간의 본성상 적합하지 않다는 반박이 계속 나오고 있고요. 이건 자연 세계에서 동물이나 맺을 법한 관계라면서요. 이런 표현만 봐도, 문명화된 사회에서는 폴리아모리 같은 관계를 맺을 수 없다는 편견이 보이죠.

저는 이런 분들에게 폴리아모리는 당신이 소라넷에서 보는 그런 방식으로만 상상될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이런 댓글을 달거나 공감을 누른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소라넷의 불법 촬영물을 즐겨왔던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합니다. 당신들이 거기서 뭘 봤기에 폴리아모리를 그런 식으로만 상상하는지 알 것 같아요.

지민

솔직히 어디서부터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음…… 관계를 떠올리면 섹스를 가장 먼저 떠올리는 사고회로를 가진 사람들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사실 뭐 그룹 섹스나 네토나 스와핑이면 어쩔 거냐고요. 그런 방식 외에는 폴리아모리를 상상할 줄 모르고 오로지 섹스로만 관계를 보는 사람들에게 딱히 해줄 말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한편으로는 적나라하게 섹슈얼리티의 위계를 드러내주는 것 같아요. 무엇을 정상으로 보는가. 무엇을 ‘정상’ 섹스나 관계로 보는지요. 폴리아모리는 그 위계에서 굉장히 하위에 있는 관계구나 싶어요. 저는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너는 머리에 온통 섹스밖에 없냐?

승은

에이섹슈얼(무성애자)인 폴리아모리스트도 존재하잖아요. 그런데 소수성을 가진 성적지향이나 관계 형태를 지닌 사람들에게 쏟아지는 비난이 꼭 섹스와 연관된다는 점이 저는 문제라고 생각해요. 소수자는 항상 성애적인 존재로만 해석되거나 무성적인 존재로 해석되곤 하죠. 그 점이 사회에서 성적 소수자들이 겪는 문제와 폴리아모리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걸 보여주네요. 그리고 우주 말에 동의하는 게, 그들은 소라넷 폐쇄에 얼마나 관심을 가져왔으며, 정말 그런 불법촬영물을 보지 않았을지 궁금합니다.

우주

소라넷을 거들먹거리며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그 댓글들을 통해서 그 분들이 주로 무엇을 상상하고 욕망하고 있었는지가 반대로 드러난 거죠. (웃음)

2. 일처다부제나 일부다처제가 용인되는 사회라면 모를까, 그저 소수의 행태를 마치 변화하는 시대상처럼 쓰시네. [공감 1277 - 비공감 12]

승은

오, 이 댓글은 일부 인정! 변화되어야 할 건 맞으니까요.

우주

우리는 과거 일부다처제로 회귀하는 사회를 원하는 게 아니잖아요. 가부장적 권력이 압도적으로 관철되고,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종속된 여성이 돌봄 제공자의 위치로만 존재하는 사회를 우리는 원하지 않아요. 다른 댓글에서도 조선 시대의 처첩제도를 언급하거든요. ‘그저 소수의 행태를 마치 변화하는 시대상처럼 쓴다?’ 이건 역사적으로 모든 정의로운 사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수많은 반동 세력이 해왔던 말 아닌가요? (웃음) 흑인 인권운동 시기에 백인들이 했던 말, 여성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말할 때 남성들이 하고 있는 말 아닌가요? 다양성한 섹스와 관계 지향이 그저 일탈적인 소수의 행태라는 식으로 말이죠. 3-40대가 이런 댓글들을 가장 많이 썼다는 걸 생각해보면, ‘꼰대’는 정말 나이와는 상관없는 것 같아요.

지민

또 할 말이 없네요. (웃음) 다만, 사람들이 무언가를 얼마나 굳건히 믿고 있는지는 보여주는 댓글이네요. 성별 이분법적인 일대일 이성애 관계를 유일한 정상이자 규범으로 받아들이고, 그것 외에는 전혀 상상하지 않는. 사실 모든 관계는 다 개별적이지 않나요. 그래야 하고요. 근데 이 사람들은 계속 다수와 소수,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잖아요. 소수의 행태다. 일탈이다. 저는 오히려 이런 댓글 다는 사람이 안타까워요. 그런 말 있지 않아요? 은유 작가님의 말이었는데, 모르면 혐오하고 알면 사랑한다. 상상력의 부재가 얼마나 사람의 시야를 좁게 만들고 폭력이 되는지 보여주는 사례네요. 저는 본인은 정말 행복하신지 궁금해요.

3. 이제 대한민국도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가정이 무너지면 나라도 무너지는데, 이런 기사 내지 마라. 이것이 정상이냐. 이런 기사도 내지 마라. 이런 일들이 보편화되면 매일매일이 지옥이 될 것이다. 사랑은 일대일일 때, 서로가 만족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다중과의 사랑은 불륜이자 범죄이다. [공감803/42]

지민

(큰 웃음) 폴리아모리는 곧 가정파괴고, 가정파괴는 곧 나라 붕괴고, 나라 붕괴는 곧 좌파 독재고, 결국 세상은 망하고, 지옥이 되고…… 이 익숙한 회로는 역시 또 나오는구나. 사실, 지금까지 이런 논리로 공격하는 주 대상은 동성애였잖아요. 역시 각종 차별과 혐오는 닮아있구나 싶어요. 한편으로는 오히려 댓글 쓴 사람이 부들부들하는 게 느껴져서 재미있었어요. 정말 나라 걱정하는 게 느껴지거든요. 진심으로요. 이 분은 진정.. ‘애국자’다.

우주

저는 너무나 공감하는 말입니다. ‘가정이 무너지면 나라도 무너진다.’ 얼마나 맞는 말인가요. 그리고 지금 한국에서 무너진 가정이 얼마나 많습니까. 가정 내에서 무시무시한 폭력이 얼마나 많이 벌어지고 있나요. 완전히 곪고 있잖아요. 완전 나라가 무너질 지경이야. 이 문장은 정말 주옥같은 문장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가족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자는 거잖아요. 가족과 관계를 새로운 상상력으로 다시 한 번 기획해야 한다는 당위를 확인시켜주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다만 진단이 잘못된 건, 일대일이 사랑의 전부라고 선언하는 점. 물론,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저는 사랑을 추구하는 관계가 단지 연애밖에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연애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계에 사랑이 존재하지요. 이 모든 관계는 평등하고 안전해야 하고요.

마지막 문장에서 ‘다중’은 정말 어려운 개념이에요. 다중(Multitude)과의 사랑은 정말 괜찮은 겁니다. 다중은 대중과 다르게 덩어리로 존재하지 않는 유연한 욕망의 주체를 뜻하기도 하거든요. 네트워크를 통해 상호작용하는 대중. 개별적 차원에서 욕망을 긍정하며 저항하는 대중을 표현하는 거예요.

지민

덧붙이고 싶은 말은, 일대일이어야만 서로가 만족한 사랑이라고 했잖아요. 사실 과연 지금까지 일대일 관계들이 그런 만족을 서로에게 주었는지 되묻고 싶어요. 많은 일대일 관계가 보였던 모습은 한 쪽을 착취하거나 혹은 어떤 권력관계 속에서 폭력을 용인하거나. 그런 모습이 이제는 보편적인 사회 문제로 가시화되고 있잖아요. 아내 폭력, 데이트 폭력, 안전이별 같은 말이 왜 나오겠어요. 일대일이 문제라기보다는 그 일대일이 당연하다고 전제하고 있는 독점과 통제, 소유가 폭력의 배경이 되지 않을까요.

우주

매일매일 지옥이 될 거라는 말에 대해서. 지금의 가족 제도 안에서 매일이 지옥인 사람이 분명히 존재하잖아요? 이 댓글을 쓴 사람은 일상에 존재하는 지옥을 전혀 모르는 사람일 가능성이 높아요. 권력을 가진 사람. 그 지옥에 대해 전혀 무지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기존의 질서가 허물어지는 이유는 이미 일상이 지옥인 사람들이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말을 덧붙이고 싶어요.

4.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이 세상 참... 그 끝이 아름답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텐데.. 자연의 순리를 영리로 그러나 사람의 감정은 타락했고 악할 뿐이다. [공감553/ 비공감14]

우주

정확하게 ‘정상성’에 대한 환상을 보여주는 댓글이죠.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자연의 순리가 있다고 믿는 태도요. 이런 식의 댓글이 뒤에 굉장히 많거든요. ‘하나님의 섭리’, ‘창조질서’ 같은 표현이 많이 나와요. 저는 우리의 감정과 관계 방식에 과연 ‘자연적’이라는 게 있는지, ‘절대 진리’가 있는지 의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애초부터 일대일 연애를 맺어왔던 게 아니잖아요. ‘자연스러움’이라는 것도 굉장히 정치적이고 역사적이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네요. 자연도 굉장히 사회 구성적이라고요.

지민

제가 할 말을 우주님이 다 했네요. 한편으론 이 표현을 뒤집어보면 맞는 말이기도 해요. ‘비정상을 정상으로 만드는’ 노력, 필요하죠. 끊임없는 대화와 합의를 통해서 평등하고 존중한 관계를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삭제된 지금의 비정상 사회에서 우리는 다시 합의와 대화와 평등과 존중을 살려나가고 노력하는 중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아주 정확한 댓글이다 싶어요.

우주

맞습니다. 아주 참으로 타당한 정세 판단이다. (웃음)

5. 자연스러운 사랑이고 비독점이라면, 상처 받는 사람이 없어야지. 정신 수양을 해야만 가능한 게 무슨 사랑이냐. 한 명의 이기심으로 세 명이 어거지로 같이 모여 있는 거지. 그럴싸한 말로 욕망을 합리화하지 마라. 너네 부모님이 그러고 살면 용납하겠냐. [추천464/비추천5]

승은

저는 엄마, 아빠가 욕망대로 자유롭게 살면 좋겠어요. 서로 합의하고 존중하는 부모의 관계라니…… 그것만큼 자식이 부모에게 바라는 모습이 있을까요? 저는 당연히 찬성하죠. 그리고 책에도 밝혔지만, 저희 부모님은 이미 제가 사는 방식을 인정하고 계시죠. 함께 식사도 하고, 안부도 묻고. 자연스럽게 받아 들인지 오래에요. 이거 알면 약 오르겠다.

우주

저는 ‘정신수양’에 꽂혔습니다. 이 댓글에서 정신수양은 노력이라는 의미로 읽히거든요. 노력을 통해서만 유지할 수 있는 관계가 어떻게 사랑이냐고 되묻는 거잖아요? 저는 정신수양이든 뭐든 노력을 통해 가꾸지 않는 관계는 무조건 폭력이나 불평등으로 연결될 거라고 생각해요. 제가 폴리아모리를 정체성이나 특정한 성향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누구나 관계 속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 댓글을 쓴 사람은 노력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게으른 사람 같아요. 그리고 부모님을 언급하셨는데, 제 부모님은 ‘정신수양’하면서 노력하는 사람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의 제 관계를 충분히 존중하십니다.

지민

저는 앞부분에 꽂혔어요. 상처에 대한 말이요. 이 사람에게 사랑과 관계 맺음은 무엇일까 궁금해요. 누군가를 사랑하고 관계를 맺는다는 건, 엄청 어렵고 복잡하고 상처받는 일이잖아요. 내가 아닌 타자를 만나고, 내가 아니기 때문에 쉽게 닿을 수 없는 그 타자를 만나면서 내 세계가 허물어지고 뒤엉키는 과정은 끊임없이 서로를 상처 내는 과정이잖아요. 저는 이 사람이 대체 어떻게 사랑을 해왔는지 궁금해요.

우주

정말요. 사랑하며 상처 안 받은 사람이 있을까요?

지민

그리고 우리가 바보도 아니고, 세 명이 왜 억지로 모여서 살겠어. 우리는 정신수양 하면서 서로를 만나는 노력을 당연하게 여기고, 충분히 겪으면서 사는 거잖아요.

우주

제발, 문명화된 인간으로 스스로를 생각한다면 자연적으로 살지 마시고, 인위적으로 정신수양 좀 했으면 좋겠어요. 노력 좀 하시면 좋겠다는 결론입니다. (웃음)

일러스트 이민 


6. 왜들 저러는 거죠? 한 남자랑 사는 것도 버거운데 두 남자를? 여왕벌 섬기는 수벌들도 아니고. 젊은 기운 좋은 일에 쓰지. 풍요하니 타락이 고개를 드네요. 절제들 하시고 남는 에너지는 선한 일을 도모하는데 씁시다. 저건 아무리 좋게 말해도 비정상이랄 밖에요. [공감241/비공감4]

우주

글깨나 쓰셨던 분인가. 어휘 선택이 남달라. (웃음) 근데 딱히 할 말이 없다.

지민

저도……. 그래도 하나 짚고 가면, 이 기사에 되게 많은 댓글들이 여1, 남2를 전제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어요. 사실, 기사에서도 저는 최대한 얼굴이 드러나지 않도록 사진을 찍었고, 핑크색 옷을 입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으로 읽혔다는 것이 익숙하면서도 답답하긴 해요. 저 조차도 여전히 저의 성별 정체성을 고민하고 탐구하고 있는 논바이너리 혹은 트랜스젠더퀴어 언저리의 무엇인데. 누군가는 뒷모습만을 보고도 남성으로 읽어버리고, 읽은 이후에 무수한 편견과 선입견을 덧대서 성별 정보 하나만으로 자신들만의 서사를 완성시키는 반응이 익숙하면서도 화가 나요.

우주

맞아요. 공감해요. 그리고 한 남자랑 사는 것도 버겁다는 걸 보면 여성이 쓴 것 같은데……. 여성 입장에서 한국 남성 한 사람과 사는 건 버겁고, 그래서 챙길 사람이 한 명 더 늘어나면 암울하게 느껴질 법도 해요. 공감합니다. 하지만 그 암울함에서 벗어나려면 한 남자와만 만날 게 아니라 아무 남자와도 만나지 않아야죠.

저희는 지금의 관계를 가꾸는 일이 좋은 일, 선한 일에 에너지를 쓰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댓글 쓴 사람이 생각하는 ‘좋은 일’, 소위 ‘대의’ 안에 저희의 노력은 포함되지 않는 거겠죠. 새로운 관계 방식을 상상하고, 관계에 대한 상상력을 넓혀가는 노력은 이 분이 봤을 때, 그렇게 중요한 일이 아닌 거야.

7. 만약 성관계가 없이 그냥 셋이 경제적 사유로 동거하고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친구다 이러면 기사를 보면서 수긍하겠으나(요즘처럼 경제가 어려운 시대에) 그런게 아니라면 성병위험도 있을 것이고, 사회적 시선, 둘 관계에서 남겨지는 한 명의 소외감은 어떻게? 동성 친구들끼리도 홀수면 돌아가면서 혼자가 되는 한 명은 늘 양보하고 감정을 누른다. 난 이 관계에서 여자분이 너무 이기적이란 생각이 든다. 남자들이 용인해주고 이해해준게 아니면 불가능한 관계. 차라리 저 남자 두명이 동성연애라면 모를까. 황당한 기사. [공감168/비공감4]

승은

일단, 저는 댓글 전체적으로 이기적이다, 성욕이 넘친다, 책임감 없다, 여왕벌이다, 왕조개다 라고 일관되게 욕먹고 있습니다. 해명은 두 분에게 넘길게요.

우주

할 말 너무 많은 댓글이네요. 일단, 성관계가 개입되면 불안한 이유로 성병을 꼽고 있네요. 하지만 이런 말은 너무나 쉽게 반론할 수 있어요. 성병 위험이 있는데 이 분은 어떻게 성관계를 맺고, 임신하고, 출산할 생각을 하실까 궁금하네요. 그리고 사회적 시선이 걱정되면, 본인의 시선 먼저 바꾸시면 돼요. 둘 관계에서 남겨진 한 명의 소외감에 대해 걱정해주시는 것도 감사하긴 한데, 이 부분은 저희도 충분히 고민하고 대화하며 노력하고 있으니 신경 꺼주세요.

‘남자들이 용인해준다?’ 저는 모든 관계에서는 서로 용인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해요. 남성 두 명의 동성연애라면 모를까? 저희가 동성애자였으면, 또 그것대로 문제 있다고 욕하실 거면서. (웃음)

지민

맞아요. 성병 위험, 이건 사회적 소수자를 병리화하는 전형적인 모습 같아요. 폴리아모리가 특별히 성병 위험이 높은 이유는? 없어요. 그냥 셋이 만나니까. 그렇게 성병 걱정이 많으면, 절대적으로 숫자가 많은 일대일 관계의 이성애자 걱정을 먼저 하세요. 얼마나 위험한 일이 많아요. 성교육도 제대로 못 받았는데 밤거리는 헤매고 성 매수는 밥 먹듯 하고 상대방 동의 없이 콘돔을 빼거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항문 섹스하는 그런 이성애자들을 걱정해야죠. 오히려 저희는 서로의 이런저런 병과 병원도 챙긴답니다.

한편으로 저희도 이런 고민 종종 하잖아요. 대체 친구와 연인은 어떻게 구분되고, 구분이 가능할까. 댓글로 판단했을 때는 이 사람은 성관계가 구분의 기준인 것 같은데, 정작 기사에서 우리는 성관계에 대해 언급을 안 했잖아요. 우리가 섹스를 하는지 안 하는지 모를텐데요. 우리는 경제적 정신적으로 의지하는 관계이기도 하잖아요. 음... 대체 연애나 연인을 얼마나 특별하고 특수한 관계로 상정하는지, 그래서 그 외의 관계들과 어떤 방식으로 구분하고 있는지 궁금해요. 이런 노력이 낳는 효과가 뭐인지도 고민해 볼 지점이 있을 것 같고요.

또, V 관계의 꼭짓점에 있는 승은은 항상 이기적이라고 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항상 양보하고 이해해주는 식으로 상상하는 것도……. 얼른 승은이 집필하는 폴리아모리 에세이가 나와야 하는 필요를 보여준다고 생각해요.

우주

어쩌면 우리의 상상력이 좁아진 이유는 조선시대 사극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요. (웃음) 후궁들의 질투와 보이지 않는 경쟁을 보면서 다자와의 관계의 모습을 내면화하는 것 같아.

승은

완전 동의. 근데 현대물에서도 삼각관계는 항상 그런 구도로 나오잖아요. 삼각관계는 진정한 ‘두 사람’의 사랑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로맨스를 절절하게 만드는 조미료로 사용되죠. 만약 둘 중 한 사람을 선택하는 걸 망설이거나 조금이라도 선택이 늦어지면 꼭짓점이 엄청 이기적으로 그려지고.

8. 우주? 6년 만난 분이 대인배. 지민은 무슨 조선시대 후궁도 아니고. 이상해요.

지민

폴리아모리 관계는 상상되는 모습이 정말 제한적인 것 같아요. 꼭짓점에 있는 사람은 이기적이고 욕망 많고 책임지지 않고. 기존의 애인은 가장 산고의 시간을 거친, 힘들어도 이해해주는 대인배. 새롭게 합류한 다른 애인은 굴러온 돌이 박힌 돌 빼낸다는 식으로 제비나 꽃뱀 같은 이미지. 후궁 같은 이미지로 상상되는 게 있죠.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인식이 가장 걸렸어요. 지금까지 폴리아모리를 그렸던 다양한 콘텐츠, 미디어도 기존에 만나온 연인을 중심으로 서사가 그려지고,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은 실험 대상으로 여겨지거나 주변적 존재로 그려지곤 하잖아요. 연애 초반에 제 친구들을 만나서 폴리아모리 고민 상담을 했을 때도, 친구들이 바로 했던 말이 “야, 너보다야 우주님이 힘들지” 라고 하더라고요. 누구에게 먼저 공감하는가. 누가 더 힘들 거라고 짐작하는가. 그런 부분이 편향적인 것 같아요. 우리도 셋이 관계를 맺으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느끼는 어려움과 아픔을 알아가고 조율하는 과정이 오래 걸렸는데, 심지어 지금도 현재진행형인데도 사람들은 좁은 시선으로 우리를 해석하려고 드는 게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해요.

후궁, 첩. 이런 말 있잖아요. 우주는 본처, 중전. 나는 첩, 후궁.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할 수 있지만, 누구한테 어떤 맥락에서 나왔는지 따지면 진짜 기분 나쁘죠. 사실, 중전이 후궁을 제일 이해해주고 본처가 첩을 제일 이해해주기도 하고. (웃음) 우린 단순하지 않은 관계를 맺고 있는데. 다 사라져버리죠 그런 디테일들은.

승은

문득 궁금하네요. 우주는 대인배인가요?

우주

저 대인배 아닙니다. 관계를 평화적으로 개선하는 데 괜찮은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시작했을 뿐이에요. (단호)

9. 그냥 셋 다 책임지는 사랑은 하고 싶지 않은 거지. 해피 엔딩일 수가 없네.

승은

비슷한 댓글로 ‘2년 뒤에도 인터뷰 꼭 해봐라’라는 말이 있었어요. 아마 오래가지 못할 거고, 너희가 얼마나 잘 사는지 두고 보자는 심보인 것 같은데요.

우주

이 사람들이 말하는 책임이 뭘까. 이들이 말하는 책임은 결국 안 헤어지는 것 아닌가. 다른 댓글도 다 비슷하게 말해요. 헤어지면 무조건 새드앤딩, 혹은 배드앤딩으로 이야기해요. 못난 놈을 만나서 잘못된 관계를 맺어도, 붙들고 지키는 게 책임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나는 그런 식의 책임을 벗어던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임지는 사랑’은 관계의 형태와는 상관없어요. 그 안에서 불평등과 폭력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게 책임이죠. 만약 그러지 못했을 때, 그 관계를 단절하는 것 역시 저는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지민

저도 비슷한 맥락에서 이런 댓글들은 화나기보다는 애잔해요. 사회화되고 학습 받은 거잖아요. 연애를 시작하면 당연히 독점이 약속으로 여겨져서 너는 내 것이 되고, 나는 네 것이 되는.. 소유와 통제가 암묵적인 전제가 되어버린 상황에서 연애가 시작되자마자 역할이 정해져버리잖아요. 성별에 따른 역할이나 연인이라면 무릇 어떠해야 한다는 것들. 다들 그 역할을 버거워하고 때론 잘못되었다고 느끼면서도, 그것만이 유일하다고 상상되는 사회에서 안 헤어지고 버티려고 발버둥치는 것만이 책임이라고 불리는 게 안타까워요.

우주

그래서 저는 반대로 묻고 싶어요. 당신들은 대체 무엇을 책임지고 있냐고요. 아마도 이러저러한 것들을 책임진다고 답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 그런 책임을 우리가 지지 않는 건 아니라고 답하고 싶어요. 우리 역시 공동체를 안전하게 만들려는 책무를 지고 있어요.

지민

가부장제 질서 안에서는 가부장의 어깨, 책임감, 이런 키워드로 책임이 많이 거론됐잖아요. 아니면 엄마의 모성이라던가. 근데 그 안에서 구성원들은 정작 폭력을 폭력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환경이었고요. 문제를 문제라고 말하지 못하고 터놓고 조율하지 못하는 관계가 정말 ‘행복’한 관계일까요.

아마 승은의 책에 실리겠지만, 책임을 중심으로 우리 관계를 바라본다면 이 관계를 책임지기 위해서 우리 세 사람이 얼마나 고군분투했는지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4년 내내 지금까지 우리는 하루도 책임을 회피한 적이 없고, 노력하고 있잖아요.

또, ‘합리화다, 허울 좋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잖아요. 저는 우리 관계가 오히려 합리화를 거부하는 관계라고 생각해요. 가장 당연한 게 없는. 그래서 처음부터 모든 것을 합의해 나가야 하는. 마치 하나의 형태나 관계 맺음이 정답이라고 상정하는 관계가 아니라, 매번 모든 말과 작은 손짓 하나 까지도 서로 합의하고 새롭게 정의하는 관계로서 우리가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우주

저는 반대로 그 사람들이 자신이 맺고 있는 관계를 합리화하려고 노력한 적은 있었나 의문이에요. 합리적으로 보이게끔 구색을 맞추는 게 합리화인데, 우리를 비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관계를 합리적으로 고민해본 경험조차 없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워요. 남들도 그렇게 사니까 나도 그렇게 사는 거지, 라는 태도가 가장 손쉬운 자기 합리화가 아닐까요. 당당히 밝히고 부모한테 말하라고 하는데, 소수자들은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당당히 밝히지 못하는 거예요.

일러스트 이민 


10. 이게 만약 남자 하나 여자 둘이면, 난리가 나겠지.

지민

일부분 정확한 지적인 것도 같아요. 현재 한국 사회의 불균형한 젠더 권력 안에서 그런 식의 관계 맺음은 많은 경우 치우친 권력에서 비롯된 관계일 수 있으니까요. 가부장제 권력의 일부다처제의 모습을 띈?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별이 달라진다고 해서 완전히 다른 층위의 문제가 되는지 질문한다면 개개의 연인들이 폴리아모리를 어떻게 사유하고 실천하느냐로 판단되어야 하는 거지, 단지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고 파악하기는 어렵죠.

우주

만약 남 하나, 여 둘이라면 난리가 났겠죠. 하지만 그건 워낙 흔한 모습이에요. 아내를 둔 남편이 성매매를 한다던가, 오피스 와이프를 두거나…… 상대적으로 경제력을 갖춘 남성이 여성을 거느리고 다니는 은밀한 문화는 오래 전부터 있어왔고. 그 익숙함 때문에 과거의 처첩제도와 일부다처제에 사람들이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해요. 그런 우려를.

그래서 저는 남성 폴리아모리스트들이 폴리아모리를 이야기할 때, 신중하게 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폴리아모리를 단지 기질이나 성향의 문제로 이해하는 순간, 관계에서 필요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도 있다는 점을 꼭 잊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지민

같은 맥락에서 종종 위험해 보이는 폴리아모리 관계를 보기도 해요. 예컨대 남성을 중심으로 V 관계를 시작한 연인 중에 꼭짓점이 기존 관계에 대한 노력 없이, 새로운 관계에만 모든 자원과 집중을 하면서 기존 애인을 방치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노력을 싹 지우고, 비독점을 삭제하고, ‘다자’로만 이야기될 때 생길 수 있는 문제겠죠. 조심스레 덧붙이면, 물론 그렇다고 해서 폴리아모리를 제외한 논모노가미 관계가 다 잘못되었다는 식으로 가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주

그래서 저는 자신이 폴리아모리 성향을 갖고 있다고 확언하는 사람을 조금 거르는 편이에요. 성향은 관계를 맺는데 결정적인 고려 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성향이 무엇이든 일단 노력이 가장 중요한 거죠.

11. 성욕을 주체 못 하는 여자와 평생 모쏠로 지낼 각인 한남 둘이 이해관계가 맞았네. (비슷한 댓글- 굳이 와꾸 빻은 한남을 둘씩이나 옆에 끼고 살 필요가 있나 / 그냥 젊고 잘생긴 남자 한 명 만나기에는 능력이 부족하고 질보다는 양으로라도 만족하고. 여왕벌 되고 싶다는 걸로 밖에는 안 보이는 데요?)

승은

또 나왔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손예진’ 캐릭터 정도는 되어야 V의 꼭짓점이 될 자격이 주어질 거라고 생각하는 편견이 또 나왔네요. (웃음)

지민

아, 자존심 상한다. (웃음) 우선 저는 남성이 아니긴 하지만, 참 묘한 반응인 것 같아요. 한편에서는 폴리아모리를 어떤 매력자본이 있는 사람들만이 할 수 있는 연애방식이라고 보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매력자본이 없는 떨거지들이 자기들끼리 모여서 하는 방식이라고 보고요. 우리가 흔히 시장경제처럼, 매력 시장. 연애 시장으로 보는 관점이 있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폴리아모리가 어떻게 읽히는가 엿볼 수 있는 댓글들이죠.

어떤 면에서는 폴리아모리가 많은 노력과 자본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것들과 떼어놓을 수 없는 맥락이 있긴 하죠. 문화자본이나 경제력이나…… 그럼에도 합의와 존중을 향한 노력이 단지 매력 자본으로만 읽히는 점이 탐탁지 않죠.

저는 폴리아모리의 지향과 실천을 우리가 보편적으로 해야 하는 노력이지 않나 생각해요. 결국, 이것도 정상연애 담론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누가 연애의 주체, 상대로 불리는가. 마치 장애인이 명절에 갔을 때, ‘너는 연애하니“라는 고나리질을 듣지 않는, 무성적인 관계로 그려지는 것과 연결되어 있는 것 같고. 그런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우주

제 와꾸가 빻은 걸 어떻게 하겠어요. 미감의 차이인데. (웃음) 이건 뭐, 제가 판단하긴 그러니까 승은 씨가 변호해 줄 문제인 것 같아요. 와꾸에 대한 지적은 겸허히 수긍합니다. 와꾸가 빻을 수도 있죠 뭐,

승은

나는 우주랑 지민 외모 보고 처음에 관심 가졌는데? 지금도 그래요. 얼마나 사랑스러운데.

우주지민

위험한 발언일 수 있습니다…….

지민

그런 신화와도 연결된 것 같아요. 일대일 연애를 하면, 거기서 모든 게 충족되고. 상대는 내 모든 욕구를 충족하는 존재로 연결되는 것 있잖아요. 사실 우리는 다양한 관계에서 다양한 종류의 의존을 하고 만족감을 얻잖아요. 그런데 애인이 둘이 되는 순간, 두 애인이 다 부족하고 모자라서 채워주지 못하니까 양으로 채운다는 식의 비난은 명백하게 일대일 관계에 대한 신화다.

우주

음, 저는 그냥 유치하게 갈게요. 나도 그쪽 와꾸 한 번 보고 싶네요. (웃음)

저는 한편으로는 그들이 부러워하는 것 같아요. 자기네들은 상상도 못했던 삶이니까요. 두 명과 로맨스를 느끼고 만나는 거. 그게 배가 아픈 거야. 자꾸 외모를 언급하는 건, 연예인 급이라면 배나 덜 아프지, 이런 심보인 것 같아. 어떻게 너 같은 애들이 그러냐는 식으로 말이죠.

그래서 저는 다양한 사랑의 모습들이 더 드러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모든 로맨스를 한 명에게 올인하고, 나머지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거기에 내 온 에너지와 인생을 받쳐버리는 익숙한 형태를 벗어나서 다양한 사람과 관계 맺을 수 있다는 것도(연인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상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것은 내가 그럴듯한 와꾸를 갖추지 않아도 가능한 일입니다. 용기를 내시라, 노력으로 가능하다! 라고 말하고 싶네요.

승은

자, 정말 저질 같은 댓글을 빼고 굳이 답할 만한 댓글을 위주로 골라서 이야기 나눠봤잖아요. 인터뷰를 마치면서. 다들 어떤 기분이셨나요? 혹시 정신적인 충격은 없으셨을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네요.

우주

(팔짱을 끼면서) 가소롭다. 먹힐 만한 내용이면 타격감이 있을 텐데, 나도 움찔할 만한 내용이 있었다면 고민이라도 더 할 수 있었을 텐데. 그렇지 않아서 아쉬웠어요.

주로 반복되는 단어들을 보면서 느낀 점은요.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폴리아모리스트에 대한 혐오랑 굉장히 엮여있다고 생각했어요. 우리를 욕하면서 진보 좌파, 장애인, 페미니스트, 동성애자, 정신병자. 질병에 대한 혐오(혐오, 정신병) 표현이 굉장히 많이 튀어나왔던 것처럼요. 여성(승은)은 이기적이라고 지적하는 반면, 남성(으로 패싱되는 사람들)은 이타적이고 희생하는 것 같다는 식의 이야기도 있었어요. 폴리아모리 여성은 성적으로 문란하고, 혹은 굉장히 섹스를 잘하는 방식으로 이미지화되고 있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고요. 성희롱 발언도 꽤나 많았지요. 다양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서로 얽혀있었다는 거죠.

지민

저는 확실히 드러내는 데 공포가 있어요. 아웃팅에서 비롯된 비난이.. 굳은살이 생길 법한데, 그래도 타격이 있네요. 아직도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 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터뷰를 했고, 예상대로 어마어마한 비난들이 쏟아졌을 때 양가적이었어요. 하나는 확실히 내가 굳은살이 생겼구나. 천여 개의 댓글을 다 읽을 수 있을 정도의 항마력이 생겼구나.. 참신한 댓글 보면서 웃기도 했어요. 또 한편으로는 어쩔 수 없이 힘든 점. 얼마 전에 꿈을 꿨어요. 꿈에서 댓글을 읽으면서 분노하고 울었거든요. 의식적으로 괜찮아졌다고 느낄 정도는 됐지만, 무의식적으로는 나를 갉아먹는 일이기도 하잖아요. 상처가 된다, 위축이 된다는 감정을 감출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승은

마지막으로, 한 댓글에서 ‘그냥 특이 성 취향인 거 같은데 굳이 정성스레 포장해서 양지로 끌고나오는 이유가 뭘까.’ 라고 묻더라고요. 우리 모두 비난이 따를 건 예상했잖아요?(웃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드러내기로 다짐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지민

저는 묻고 싶어요. 특이 성취향이면 뭐 어쩔 겁니까. 그럼에도 취향이란 단어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관계 맺음의 방식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어떤 사람들의 좁은 상상력에 대항하고 싶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의 관계를 포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거죠

우주

간단합니다. 너희의 편견에 맞서기 위해서다! 당신이 가지고 있는 그 생각이 틀렸다는 걸 말해주려고 우리가 굳이 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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