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페미니스트다, 우리는 게이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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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페미니스트다, 우리는 게이머다

딜루트

일러스트레이터: 솜솜

2017년 11월 25일, 전국디바협회가 개최한 <FEMI-GAMERS Take Action>(이하 FeGTA)이 피스센터 대강당 평화홀에서 열렸다.

<FeGTA> 포스터

페미니스트 게이머들과 게임 개발자들이 참가하여 보고 싶은 게임,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인 FeGTA는 미국 게임계 속 여성 게이머들의 현실을 나타낸 다큐멘터리 영화 <방해 말고 꺼져:게임 속 여성들>로 문을 열었다. (놀랍게도 영상 속에서 보여주는 여성혐오 현상들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후 행사는 여성 게이머들이 덜 불편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들과 그 게임 속에 나오는 여성 주인공에 대한 간략한 소개로 이어졌고 본격적으로 시작된 토크 콘서트에서는 총 세 명의 개발자들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게임과 중시하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Flick의 진하 대표는 현재 자신의 팀이 준비 중인 게임인 ‘사이트’를 소개했다. 진하 대표는 이 게임은 디지털 성폭력을 소재로 하고 있으며 이런 종류의 게임 속에는 배드엔딩이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피해자들이 게임 속 주인공에게 이입하여 플레이하다보면 그러한 흐름을 따라갈 우려가 있고, 가해자는 게임을 플레이하며 그것을 자신이 피해자에게 줄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놓기 때문이라고.

반복되는 여성혐오, 우리는 어떻게 해쳐나가야 하나 

현장의 많은 게이머는 국내 게임계에 여성혐오적 게임들이 끊임없이 발매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고, 예비 여성 개발자들의 남초 업계에서 여성으로 버티며 업무를 하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모바일 게임 뮤그의 개발자인 RedMinS는 그래도 게임 업계는 한 걸음씩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으며, 이것이 더 나아지기 위해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dMinS는 덧붙여 여성들끼리 의견을 나누고, 여성의 시각에서 정보를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게임 커뮤니티는 남성중심적인 시각과 정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성들이 원하는 정보를 얻거나 여성 게이머의 목소리를 듣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의 고질적인 문제인 여성혐오 및 데이트폭력을 가장한 로맨스에 대한 언급은 FeGTA에서도 빠질 수 없었다.

여성향 게임을 만드는 Cider8의 이종주 대표는 최대한 그런 점을 덜어내면서도 장르 문법과 재미를 잡으려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Cider8에서 개발 중인 <채널☆고정! ~ 일곱 빛깔 시그널>에서는 유저들과 몇 차례의 소통 끝에 일반적인 여성향 게임 속 주인공과는 조금 다르게 다양한 체형의 여성 캐릭터를 고를 수 있게 했고, 게임 속 상대역 캐릭터들은 각자 다른 사회 문제를 다룰 예정이라고 밝혔다.

FeGTA 에서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재미와 사회적 메세지 전부를 잡기 위한 페미니스트 개발자들의 노력과 여성혐오적이지 않은 다양한 게임을 원하는 많은 게이머들의 욕망을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런 여성 게이머들의 시각에서 다양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행사 또한 다양히 열릴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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