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생 미즈킴씨 9. 34세 강한나씨

생각하다30대여성의 삶인터뷰

80년대생 미즈킴씨 9. 34세 강한나씨

미즈킴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저는 서울에 사는 강한나입니다. 1년 전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현재는 저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블로그, 유튜브와 같은 SNS 계정을 운영하며 프리랜서 여행 기자로도 활동하고 있어요.

전체 방문자 수가 400만이 넘는 파워 블로거네요. 블로그에서는 주로 어떤 콘텐츠를 다루고 있나요?

여행이 주 관심사이다 보니 여행 콘텐츠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일상이나 리뷰 등 제가 올리고 싶은 게 있으면 범위를 가리지 않고 올리고 있어요.

블로그는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블로그를 만든 건 대학생 때였어요. 싸이월드나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듯 계정을 오픈했었죠. 방치해 놓고 있다가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다시 블로그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마케터로 일했기 때문에 직업적으로도 관심을 가져야 했거든요.

게다가 당시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하게 됐는데, 마땅히 그 여행을 기록할 장소가 없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은 주절주절 제 여행을 기록하기엔 애매한 공간이었으니까요. 그래서 다시 블로그를 찾게 되었고, 그 여행을 기점으로 직장생활을 하며 간간히 제가 다녀온 여행을 기록했던 게 AGOM 블로그의 시작이었어요.

블로거명인 AGOM은 무슨 뜻인가요?

아기곰의 줄임말 아곰을 영어로 적은 것입니다. 어느 멋진 한 순간을 뜻하는 A Gorgeous Moment의 약자이기도 해요.

<후아힌 가이드북>이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네요. 책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태국에서 왕실의 휴양지라고 알려져 있는 ‘후아힌’이라는 작은 도시에 관한 가이드북입니다. 한국 사람들에게는 태국의 다른 도시들의 비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는 곳이에요. 마침 업체에서 후아힌 가이드북을 만들 저자를 찾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고, 여행 잡지 연재를 하며 프리랜서 여행 기자로 활동한 경력을 살려 저자로 참여할 수 있었어요. 가이드북이다 보니 교통, 여행지, 맛집 등 정보성이 강한 편이에요.

과거에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고 들었어요. 그만 둔 직장은 어떤 곳이었고 주로 어떤 일을 했나요?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터로 근무했습니다. 회사가 그리 크진 않아 다양한 마케팅 업무를 경험할 수 있었어요. 박람회 기획 및 운영을 비롯한 오프라인 마케팅부터 홈페이지 리뉴얼, 회사 홍보 채널 관리 등 온라인 마케팅까지 다양한 일을 했어요.

직장을 그만둔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아요.

특별히 1인 미디어에 도전하려고 직장을 그만둔 건 아니었어요. 한 번쯤 내 인생에서 갭이어를 가지고 싶었고, 그 기간 동안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1인 미디어로서의 도전은 제가 하고 싶었던 많은 일 중 하나입니다. 물론 그 도전이 쉬운 건 아니었지만요.

퇴직을 결정하면서 경력 단절이라든지 커리어에 대한 불안은 없었나요?

결정하기까지 고민이 되었죠. 질문하신 것처럼 경력 단절과 커리어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불안했기 때문에 쉬이 퇴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어요. 그러다 나중에 다시 회사를 가게 되었을 때 지금까지의 커리어를 인정받지 못할 수 있게 되더라도, 한 번쯤은 쉬어보자며 마음을 비우게 됐어요. 결정을 내리고 나니 오히려 마음이 홀가분해지더라고요.

일러스트 이민

요즘 나의 365일

요즘엔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집이나 카페에서 영상을 만들고 있어요. 일이 언제 들어올지 모르고, 국내 취재 일정도 있기 때문에 해외에 나가 있는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아요. 그래도 개인 여행, 출장 포함해서 평균적으로 한 달에 한 번은 해외에 나가는 것 같아요. 

작년에 여행 잡지 연재를 진행한 적도 있지만 콘텐츠 제작은 보통 '건바이건'으로 들어오는 게 대다수에요. 그 중에는 제가 관심이 있어 먼저 제안을 해서 진행되는 건들도 있습니다. 

혼자 취재를 가야 하는 경우에는 취재처 섭외, 취재 일정 관리부터 제가 다 하고 있어요. 현장 취재를 한 후에, 돌아와 사진과 글로 결과물을 만들어 업체에 전달합니다.

수많은 여행지 가운데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고 콘텐츠로 제작하나요?

콘텐츠 제작을 위해 여행지를 선택한 적은 없어요. 단지 다녀온 여행들 중에서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건 최대한 만들어 보자는 게 목표이긴 해요.

개인 여행 선택 기준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일 것, 그리고 그 때의 예산에 맞춰 갈 수 있는 곳인지가 가장 우선시되고 있어요.

그 동안 여행한 곳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프랑스 니스입니다. 그 동안 출장과 개인 여행으로 수많은 도시를 다녀왔지만 매번 길게는 머무르지 못했어요. 니스에 갔을 때는 일주일 동안 한 도시에 머물렀는데 그래서인지 특별히 기억에 남더라고요. 

프랑스 하면 파리를 생각하지만, 니스는 여유가 흘러넘치는 휴양지는 남프랑스쪽 도시랍니다. 그 곳에 가면 잃어버렸던 여유를 찾으실 수 있을 거예요. 모두들 느긋하게 휴가를 즐기는 곳이라서 여유로운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하고요. 기회가 된다면 니스에 꼭 가보시길 추천 드립니다.

1인 미디어를 운영하며 수익은 어떻게 얻고 있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할 것 같아요.

1인 미디어로 들어오는 수입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해요. 유튜브는 아직 수익창출 조건을 넘지 못했고, 하루에 몇 만 명씩 방문자가 들어오는 블로거들도 있는 세상이니까요. 지금은 프리터와 프리랜서 그 중간쯤에 살고 있습니다.

여행하지 않는 시간의 나

요즘엔 영상을 만드는 데 시간을 쓰고 있어요. 얼마 전 유튜브 채널을 열었거든요. 쉴 때는 영상, 만화, 소설을 찾아보며 보내기도 하고요.

요즘 나의 최대 고민

콘텐츠를 만드는 데 시간과 열정을 쏟고 싶은데 언제까지 지속가능할까 고민이에요. 올해는 그 답을 찾으려 부단히 노력하는 한 해가 될 것 같네요. 현재로서는 재취업을 고민하고 있지 않거든요.

여행은 왜 인생의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하나요?

인생을 다채롭게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이기 때문이에요. 저는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단지 아직 자신에게 맞는 여행을 만나지 못한 사람은 있을 수 있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여행이 있는가 하면, 30분 단위로 일정이 가득한 여행이 있기도 하잖아요. 분명 자신에게 맞는 여행을 만나면 인생이 조금 더 다채롭게 다가올 거라고 생각해요. 

제게 여행은 열정이자 인생이에요. 여행은 항상 성공적이지는 않죠. 일과 엮여 있다 보면 힘든 일도 생기고요. 그럼에도 비행기를 타거나 기차를 탈 때의 두근거리는 설렘이 잦아들지 않는 걸보면 여행이 제 적성인 것 같아요.

일러스트 이민

대한민국에서 30대 여성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아무래도 나이가 많다는 시선이 신경 쓰이는 시기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을 새로 하기에는 나이가 좀 많지 않나? 그럼 결혼은? 커리어는? 이런 질문들이 줄줄이 달려오는 때인 것 같아요.

보통 30대 여성이 면접을 가면 꼭 나오는 게 결혼에 대한 우려 섞인 질문이잖아요. 경력단절여성이라는 단어가 주는 위화감도 30대 여성이라면 느끼기 시작할 것 같아요.

30대 안에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요?

이제는 특별한 미래, 꿈, 목표에 얽매여 살지 않으려고 해요. '30대'라는 타인이 만든 선입견도 제겐 지금은 좀 의미 없게 다가오기도 하고요.

그저 하루하루 후회 없이 그리고 열정 있게 살고 싶어요. 노는 것도 쉬는 것도 일하는 것도 저만의 페이스대로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지금 생각나는 이루고 싶은 것이라면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혹은 장기여행을 해보고 싶어요.

한나씨처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 나가려 하는 이들에게 조언의 한 마디를 전한다면?

자신의 '허용치'를 아시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어떤 일이든 밝은 면을 보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져보는 건 좋아요. 하지만 그 뒤에 어두운 면도 볼 줄 알아야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길을 가볼래’ 하는 마음가짐이라면 한 번 해볼만하죠. 단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면이 자신의 허용치에 준하는 것인지 따셔보셔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 친구 중에는 싱어송라이터의 길을 걷는 친구가 있어요. 예술 쪽 일이 보통 그렇지만 생계를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그 친구는 빵집에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꿈을 이어가고 있어요. 

저 역시도 수익이라고 할 만한 것이 대중없어서 때론 친구와의 밥 한 끼 만남이 부담이 될 때가 있어요. 그럼에도 저와 제 친구가 그 길을 걷는 이유는 그 정도의 '허용치'는 있었던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사고 싶은 거나 하고 싶은 게 없는 건 아니지만 자신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 참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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