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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만나는 여성의 현재와 미래

평창동계올림픽 중계 중 성차별적 발언을 한 사람은 대부분 '남성 중계진'이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중계 중 성차별 발언

2018년 2월9일부터 23일까지 지상파 TV에서 중계된 평창올림픽 경기 325개를 모니터링한 결과.

2월10일, KBS 크로스컨트리 여자7.5km+, 여자7.5km 스키애슬런(이채원, 주혜리 출전) 중계 중 캐스터(남)가 한국의 이채원 선수를 두고 “여자지만 침이 흐르는데 닦을 수 없다”며 여성은 언제 어디서나 겉모습을 신경쓴다는 식의 고정관념을 조장했다. 같은 중계에서 해설위원(남)이 한국의 이채원 선수를 두고 "아줌마파워로 너무나 잘해줄 거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채원 선수가 완주하자 “아줌마 파워”라고 말하는 등 여자 선수를 ‘아줌마’로 칭하며 경기와 관련 없는 ‘중년의 (자녀가 있는) 기혼 여성’ 정체성을 강조했다.

2월12일 KBS2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브 예선(권선우 출전) 중계에서 해설위원(남)이 하프파이프 최초로 100점 만점의 기록을 가진 미국의 클로이 킴 선수와 평소 친분이 있다고 소개하며 "평소에 정말 수줍고 눈도 잘 못 마주치는, 수줍은 미소를 가지고 있는 이 어린 소녀가 과연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얼마나 멋진 기술 을 보여줄지"라며 ‘어리고 수줍은 소녀’라는 발언을 반복해서 말했다. 경기와 무관하게 여성을 연약한 존재로 취급했다.

같은 경기 MBC 중계에서 미국의 클로이 킴 선수를 두고 캐스터(남)

가 “17세 소녀가 올림픽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합니다”라고 소개했다. 국가대표 선수를 ‘소녀’라고 칭하며 실력을 부각하기 보다는 ‘어린 여성’임을 강조했다. 같은 종목의 16세 남자 일본 선수에게는 '어린 선수'라고 말했다.

2월20일 KBS2 쇼트트랙 여자 1000m 예선(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출전)에서 쇼트트랙 여자 1000m예선 전에 해설위원(남)이 몸을 푸는 최민정 선수를 보고 이제 "얼음공주"에서 "웃음여왕"이 되었네요"라고 말했다. 금메달을 따고 좋은 실력을 보여 준 최민정 선수를 ‘공주’, ‘여왕’이라는 여성 프레임에 가뒀다. 반면 남자 선수들의 경우, ‘황제’, ‘빙상의 전설’이라는 호칭이 사용되어 대비를 이뤘다.

2월18일 MBC 컬링 여자 예선(김은정, 김경애, 김초희, 김선영 출전) 경기에서 캐스터(남)가 화면에 비친 선수들의 얼굴을 보고 "컬링은 화장도 하고 나오잖아요. 지저분한 모습보다는 깔끔한 모습이 낫지 않을까

요?"라고 했다. 경기와는 무관하게 선수들의 화장한 모습을 언급하며 화장한 여성이 깔끔한 여성이라는 식의 외모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했다.

2월20일 KBS2 쇼트트랙 여자300m계주A파이널(김아랑, 김예진, 심석희, 최민정 출전) 경기에서 어렵게 금메달을 획득한 쇼트트랙 여자 3000m계주 경기에서 흥분한 해설위원(남)은 “아… 지렸… 아 팬티를 갈아입어야 될 것 같습니다.”라는 선정적인 멘트를 했다.

데이터 출처

한국양성평등진흥교육원,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 보고서(평창동계올림픽 중계),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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