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결혼고발 8. 유난히 돌봄노동에 서툰 남성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쉬이 잊히지 않는 순간들이 있다. 당시에도 별일 아니게 넘겼고, 새삼 떠올려봐도 딱히 감정이 요동치는 것도 아닌데, 마음에 얼룩처럼 남아있는 장면. 그제야 아, 그게 나한테 중요한 무언가였구나, 거꾸로 깨닫게 되는 것 말이다.

나는 자주 열감기를 앓았고, 그날도 그랬다. 전과 다른 점이라면, 엄마집이 아니라 새로운 집에 누워있다는 것. 침대 하나 놓으니 겨우 문이 닫히는 작고 캄캄한 방에서 나는 조용히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푹 자요.” 남편이 다정하게 말한 뒤 문을 닫았지만, 잠은 오지 않았다. 거실에서 티비 보는 남편의 웃음소리를 멀리 들으며 누워있던 순간. 그때 나는 쓸쓸했나, 서글펐나, 이제야 떠올...

2018.08.28 13:06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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