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답하다 2. 비건의 근육 만들기 (2) BC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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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답하다 2. 비건의 근육 만들기 (2) BCAA

Holly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저와 세 달째 같이 운동하고 있는 멤버 중에 운동을 시키면 곧잘 하면서도 속된 말로 땡깡(?)을 많이 부리는 분(이하 “M”)이 있습니다. "힘들다", "죽을 것 같다"고 소리 높게 외치는 M을 저는 농담조로 “M과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M: 선생님, 저 죽을 것 같아요.
Holly: 헉, 어디 아픈가요? 문제 있나요? 운동 잠깐 중단! 문제 점검할게요
M: “아니에요, 선생님. 솔직히 죽을 것 같진 않아요. 아 하기 싫어~~!!

처음에는 M이 힘들다는 얘기를 꺼낼 때면 부상 없이 운동하는 게 중요하기에 바로 운동을 중단하고 문제 점검 시간을 가지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3개월째 만나는 지금, 그의 힘들다는 표현은 대부분 과장법임을 상호 인정한 바 입니다.

M: 선생님… 저 근육통 때문에 수업 못 갈 것 같아요.

그러나 M도 이따금 진실을 얘기할지어니… 바로 그에게 운동 후 근육통이 꽤 강렬하게 찾아온다는 점이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근육통이 지속되는 경우도 있었고, 근육통 때문에 수업을 취소한 경우도 발생할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M은 비건입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하지만 M의 근육통은 M이 비건이라서가 아니라, 불균형한 식습관의 비건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M은 1편에서 다룬 비건 프로틴과 함께 비건 BCAA(분지사슬아미노산, Branch Chain Amino Acid) 섭취를 시작하였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BCAA는 무엇이고, 왜 BCAA의 섭취가 운동으로 인한 근육통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성분에 대한 효과나 민감도는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오니, 본 칼럼에서 언급된 모든 식품이나 영양제는 복용 전 꼼꼼히 성분을 검토하시고 반드시 의사와 상의하시어 섭취하시기 바랍니다.

분지사슬아미노산 (BCAA)

BCAA 의 정의와 효과는 강북삼성병원의 <운동과 영양을 한큐에 - 근육을 늘릴 땐 보충제가 필수인가요?> 편에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9가지의 필수 아미노산의 종류 중 루신(leucine), 이소루신(isoleucine), 발린(valine) 3가지를 총칭합니다. 대부분의 아미노산은 간으로 운반되어 대사되는데 비해 BCAA는 근육과 지방조직에서 대사가 이루어지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심한 운동이나 저항운동 후에 BCAA를 보충하면 근육의 손상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고, 근육 조직의 소재로 사용되어 근육 만들기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보통은 운동 직전이나 직후에 BCAA를 포함한 아미노산제제를 보충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고 실제로 보충제 중 선호도가 높은 편입니다. 
- 강북삼성병원 운동과 영양을 한큐에 시리즈 中

BCAA는 우리 몸 근단백질(muscle protein)의 30-40%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근육을 강화할 때 BCAA가 필요하다는 점은 직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결과처럼 느껴집니다. 실제로 BCAA 는 크레아틴과 더불어 가장 많이 연구된 보충제 중 하나입니다. 다수 연구에서 운동 전후로 BCAA를 섭취하면 운동으로부터 발생한 근육통을 완화해주고, 근단백질의 분해를 막아주며, 근회복 및 성장에 기여함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적어보니 마치 마법의 보충제같다는 생각도 드는데요. 개인적 경험을 공유하자면, 저는 BCAA를 섭취하기 전후의 근육 성장이 크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확연하게 개선된 부분은 근육통입니다. BCAA를 매일 꾸준히 5g 이상 섭취하고 있는 현재, 고강도 웨이트 트레이닝을 1시간 이상 해도 다음 날 아침이면 회복되는 정도에 이르렀습니다. 제가 운영하고 있는 운동 스튜디오 TIMBER 의 멤버들도 BCAA 보충제 복용 전후에 근육통의 정도가 달라졌다고 여러 명이 간증하는 바, 운동 후 근육통이 심한 비건 분들께도 긍정적 영향이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BCAA 보충제가 과대평가되었다는 의견도 피트니스 여정에서 자주 마주치게 되실 겁니다. 특히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는 사람은 결국 단백질의 분해물인 BCAA 를 추가적으로 보충할 필요 없다는 지적은 꽤 유효합니다. 아래 성분표에서 볼 수 있듯이 BCAA 보충제 1스쿱(5g) 에 해당하는 양의 BCAA를 일반 식사로 보충하는 일은 어렵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별 BCAA 성분 함량

그래도 우리는 BCAA 를 먹는다

BCAA는 1편의 단백질 파우더와 마찬가지로 꼭 비건이라서 먹어야 되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몇 가지 뚜렷한 장점이 있습니다.

  1. 한국에 사는 비건으로서 양질의 채소기반 단백질을 다양하게 섭취하기가 어렵습니다.
  2. 운동 직전, 직후 빠르게 보충이 필요한 타이밍에는 BCAA 보충제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3. 만약 단백질 파우더를 소화(GI issues)하기 어렵거나 파우더 특유의 텁텁한 맛을 싫어한다면 BCAA 보충제는 탁월한 아미노산 공급원입니다. 

그래서 BCAA 이 보충제는 논비건, 비건 모두가 사랑하지만 섭취량과 타이밍 및 그 영향은 개인의 평소 영양상태에 상당히 의존하기에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보충제는 아닐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강조합니다.  

비(非)식물 BCAA의 불편한 진실

BCAA 보충제를 찾다보면 비(非)식물, 한 마디로 동물성 BCAA 보충제도 제법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동물성 BCAA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을까요? 이번 편을 준비하면서 저는 동물성BCAA는 오리털, 돼지털 심지어 인간의 머리털로부터 만들어진다는 다소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몰론 일련의 공정 과정에서 해당 원료들로부터 순수한 BCAA 원료를 추출해 내는 것이겠지만, 치킨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개구리 뒷다리를 먹고 있었다는 배신감은 떨치기가 어렵습니다. 비단 BCAA 뿐만 아니라 보충제 시장이 커질수록 단가 경쟁은 심화되고, 어디에서 온 줄 모르는 미스터리 식약품이 늘어나고 있기에, 논-비건으로서도 식물 기반 식품 시장에 주목할 따름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언제 먹어야 할까?
BCAA 고르기 및 섭취량과 타이밍

루신(leucine), 이소루신(isoleucine), 발린(valine)의 비율이 2:1:1 로 배합된 BCAA 5g을 운동 30분 전 섭취하는 게 가장 통상적으로 권장되는 BCAA 섭취방법입니다. 왜 2:1:1일까요? 루신이 근육단백질합성(MPS)에 가장 많은 기여를 하는 것은 사실이나, 루신만을 섭취하는 것 보다 2:1:1 배합의 BCAA 를 섭취하는 게 더 효과적이었다는 연구도 존재합니다. 또한 다른 두 아미노산이 근육 피로도 축소나 지방 연소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적당한 BCAA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가령, 운동량에 따라 하루에 40g 이상 섭취해도 된다는 의견도 존재합니다. BCAA 과잉섭취 문제와 부작용에 대한 논란에 관련한 정보를 찾기는 쉽지 않은데요. 그 말은 한 편 BCAA 가 상당히 섭취하기 안전한 보충제임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이에 관해 영어로 된 더 자세한 정보를 Bodybuilding.com에서 잘 정리해두었습니다.

여느 보충제와 마찬가지로, 평소 나의 식단의 결핍을 점검하고, 나의 운동 라이프스타일에 맞추어 BCAA를 섭취하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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