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8. Reigns: Her majesty

알다게임여성 주인공

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8. Reigns: Her majesty

딜루트

일러스트레이션: 솜솜
이미지 제공, Devolver Digital

어떤 게임이냐 하면

나는 여왕이다. 대관식을 거행하면 각계 각층의 신하들이 ‘여왕이여, 영원하라’ 며 찬사를 남긴다. 각계 각층의 인사들이 매일 나에게 찾아와서 각종 부탁과 아부를 한다. 누구나 만족하는 선택지는 없기에 이 부탁을 들어주면 다른 층에서 불만이 쌓인다. 종교도, 민중도, 군대도, 국고도 나의 것이다. 나는 절대 권력이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아차, 돈에 신경을 쓰느라 추기경의 원한을 샀다. 마녀로 몰려 화형대에 서고 몸에 불이 붙는다!

지옥 같은 화염 속에서 눈을 뜨니 다시 대관식 전날이다. 나의 어머니는 화형으로 죽었다. 나는 여왕이다. 신하들이 ‘여왕이여, 영원하라’며 찬사를 남긴다.

윤회물이라고 들어보셨나요?

<Reigns: Her maresty>는 다소 간단한 조작으로 끊임없는 윤회를 반복하며 왕국을 통치해나가는 여왕의 이야기다. 전작인 <Reigns>에서는 선택지만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느라 다소 길고 답답했던 시스템이 직관적으로 바뀌었고, 아이템 사용 메뉴가 추가되어 좀더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조작 방식 또한 매우 간단해 게임에 익숙치 않은 유저들도 쉽게 즐길 수 있다. 선택지에 따라 카드를 좌, 우로 움직이면 그에 따른 결과가 내정 상태에 반영이 된다. 아이템을 사용하고 싶을 땐 하단의 피라미드를 클릭해 아이템을 골라 상대방에게 던지면 된다!

물론 오래 살기 위해 네 부서의 비위를 맞추기는 쉽지 않다. 종교와 민중, 군대와 국고 중 어떤 특정 수치가 가득 차거나 바닥나면 바로 여왕은 사형당하거나 쫓겨나게 된다. 어떻게든 현재의 여왕은 사라지기 마련이고 죽기 전에 한 행동에 따라 여왕의 이름 앞에 칭호가 붙는다. 물론 다음 대의 여왕으로 시작되어 통치를 이어나갈 수 있으니 큰 상관은 없지만, 뭐라도 해보려 마음먹은 순간 미처 신경 쓰지 못했던 국고의 부족 등으로 쫓겨나면 안타까운 마음에 절로 탄식을 하게 될 것이다.

잘 해도 죽고, 못 해도 죽고 이미지 제공, Devolver Digital.

게임을 하다가 나타나는 몇 가지 특수한 선택지를 고르게 되면 그 선택지는 다음 삶에서도 반영이 된다. 여왕이 즉위할 때마다 보이는 세 가지 목적은(ex : 교회를 찬양하십시오) 이런 특수 선택지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으로 죽음을 피하기도 하고, 플레이어가 미처 몰랐던 사실을 하나둘 파헤쳐나갈 수도 있다. 때로는 이런 특이한 선택지는 게임 자체의 분위기를 바꾸기도 해 반복적인 게임 패턴으로 인해 무료해질 수 있는 게임의 진행에 변주를 준다.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뀐 것만으로도

전작에서도 과학과 종교가 상반되는 선택지가 나오게 되면 이성과 게임 속 이론 사이에서 고민하곤 했는데 <Reigns: Her maresty>에서는 이런 현상이 조금 더 심해졌다. 주인공이 여성으로 바뀐 것뿐인데, 마녀사냥에 관한 제도는 나도 모르게 교회에 엄격하게 반발하게 되고, 모험가가 귀중한 보물을 찾아놓고선 여왕이라도 여자한테는 안 보여준다는 헛소리를 하면 사형이라는 선택지를 누르고 싶은 충동을 마음 깊숙한 곳에서부터 느끼게 된다.

생각같아선 너부터 죽이고 싶은데… 이미지 제공, Devolver Digital

<Reigns: Her marjesty>의 재미는 이런 선택지의 고민 속에서 찾을 수 있다. 때때로 나의 사상과 정 반대임에도 불구하고 몇년 더 살고 싶어서 종교의 편을 들고, 방금 한 결정을 상대 진영의 반발에 손바닥 뒤집듯 바꾸는 자신의 모습에 많은 생각이 들 것이다. 전작과는 달리 여성들에 대한 이야기를 대해 말하고 있어 좀 더 몰입하기 쉬워진다.

단, 이런 류의 게임은 중간에 한번 막히기 시작해 같은 부분을 여러번 반복하다보면 지치기 쉽다. 게임 속에서 NPC들이 직접적으로 힌트를 주기는 하지만 (NPC들이 xx를 저에게 사용하세요! 혹은 xx가 저에게 필요해요! 와 같은 대사는 아이템을 사용하라는 소리이니 잘 알아두도록 하자!) 지겨울 때쯤에 잠깐의 힌트나 공략을 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한 가지 힌트를 본 것 만으로도 게임의 전개가 확 바뀌는 순간이 올 수도 있다. 정식 한글 패치가 되어 있고, 가격도 저렴하다! 모바일과 스팀에서 즐길 수 있다.

발매일 : 2017.12.07

딜루트님의 글은 어땠나요?
1점2점3점4점5점
SERIES

딜루트의 '어떤 게임이냐 하면'

이 크리에이터의 콘텐츠

게임에 관한 다른 콘텐츠

여성 주인공에 관한 다른 콘텐츠

콘텐츠 더 보기

더 보기

타래를 시작하세요

여자가 쓴다. 오직 여자만 쓴다. 오직 여성을 위한 글쓰기 플랫폼

타래 시작하기오늘 하루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