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답하다 10. 울면 정말 근손실 오나요?

알다운동

운동으로 답하다 10. 울면 정말 근손실 오나요?

Holly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한 헬스 밈이 인터넷을 휩쓸었습니다. 

울면 근손실 나요.

근손실 날까봐 이별 후 맘 편히 울지 못했다는 한 운동하는 남성의 글. 이후 근손실은 성공적인 대중적 헬스 밈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밈은 생각보다 수많은 질문들의 형태로 저에게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TIMBER 회원들은 자신들의 지배적인 생활습관이 근손실을 초래하는지 고민이 많아 보였습니다. 선생님, 술 많이 마시면 근손실 오나요. 화내거나 울면 정말 근손실이 오나요.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손실 오나요. 잠 못 자면 근손실 오나요.

그런데 잠깐,
근손실이 뭔데?

우리가 사라질까봐 걱정하는 근육은 골격근입니다. 뼈에 붙어있는 근육이지요. 

그럼 다른 근육도 있나요? 

네! 심장을 구성하는 근육인 심근(cardiac muscle) 및 순환계와 소화계, 쉽게 말해 내장근육인 평활근(smooth muscle)이 있습니다. 

골격근의 구성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골격근은 약 70-75%의 물과 20%의 단백질, 1%의 글리코겐, 1~10%는 근내지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근손실이라는 단어를 이미지화하여 연상한다면, 아마 20%를 차지하는 단백질의 근조직이 시뻘건 폭포퍼럼 무너져내리는 것을 떠올리겠지요.

사실 근조직은 부상, 질병 등의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순식간에 잃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원론적으로는 골격근을 구성하는 수분이나 글리코겐, 지방이 줄어들어도 근손실이 발생했다고 할 수 있으며, 특히 수분량은 몸의 상태에 따라 변동폭이 크다는 점을 감안하면 울면 근손실 올 것 같다는 그분은 근육의 구성을 잘 알고 계시는 분이시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근손실이 발생하려면 한 대야에 눈물이 넘실댈 때까지 울고, 그 사이 별다른 수분 보충이 없으셔야 하겠지만요.

술 마시면
근손실 오나요?

일주일의 대부분을 빠짐없이 술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면 한 번 술자리를 가졌다고 해서 극심한 근손실이 오기는 어렵습니다. 알코올 섭취는 근육의 직접 손실을 유발하기보다는, 차라리 신규 근육 합성에 대한 기회비용인데요. 운동 직후 단백질 합성을 유도하는 물질의 분비를 줄이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근육을 만들기가 어려워지는 것이지요. 

게다가 술은 간의 기능을 저하시킵니다. 술을 처리하느라 손상된 간은 근육을 만드는 아미노산을 제때 생산하는 데에 차질을 빚게 되기에, 술은 몸을 만들기 시작한 사람에게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아울러 술은 이뇨작용을 원활히 하게 하여 수분부족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부정적 파급 효과도 있습니다. 왜냐구요?

물 안 마시면
근손실 오나요?

TIMBER 회원들에게 매 번 여쭤보는 질문은 영양상태, 수면상태, 그리고 수분상태입니다.

골격근을 70% 이상이 물이 구성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해 보면, 수분부족으로 인한 근 부피 감소는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인 듯 합니다. 빵빵한 포도가 건포도가 되는 이미지를 연상해봅니다. 하지만 근부피 감소에 더해, 수분부족으로 세포들이 물을 충분히 담고 있지(contain) 못하고 부피가 줄어들면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는 속도 또한 줄어든다고 합니다. 근육 생성에도 영향을 미치는 셈이지요.

근손실 뿐만이 아니라 수분부족은 특히 리프팅 퍼포먼스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시카고주립대학에서 진행한 한 연구는 체중대비 약 3% 가량의 수분부족 상태에서 측정한 상체와 하체의 평균근력은 평균적으로 각 7.17%, 19.20% 감소했으며 최대근력은 각 14.48%, 18.36% 감소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분부족은 지연성근육통(DOMS)도 증가시킬 수 있다고 하니, 적절한 수분섭취의 중요도는 꽤나 높다고 판단됩니다.

하지만 쉽게 잃을 수 있는 것은 쉽게 회복할 수 있듯, 수분부족으로 일어난 근손실은 수분을 잘 보충해 주면 비교적 회복하기 수월합니다. 근력운동을 진지하게 하시는 분이라면, 수시로 소변색을 관찰하고, 목이 마를 때 마다 물을 조금씩 보충하여 적절한 수분상태를 몸이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러스트 이민

사실, 가만히 있어도
근손실은 온다

십년 전, 갓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운동을 시작했을 때 보았던 짧은 문장이 지금까지도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십대 때 유산소운동을 하는 건 시간낭비다.

물론 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가지기보다는 몸을 어떤 방식으로든 움직이는 것이 낫겠지요. 하지만 노화에 따라 근육량이 자연스레 감소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근육 생성의 프라임 타임인 10대, 20대에 근력운동 꾸준히 하여 근육량을 증가시키면 100세 시대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울러 운동처방, 충분한 양의 단백질 섭취(몸무게 1kg당 하루에 1~1.2g), 호르몬 치료 등이 노화에 따른 근감소 지연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고요.

노화와 근감소 관련 연구는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여성의 노화에 따른 근육량의 증감은 신체 활동량(physical activity)에 대해서는 보다 독립적이라는 연구도 있고, 남성의 근육량 감소가 여성보다 더 빠르다는 연구와 그 반대의 연구, 유의미한 근감소의 시작 시기에 대한 각기 차이가 있는 결론이 있고요.

근육감소의 속도에 대한 결론도 제각기입니다. 한국 여성의 경우, 40세를 기준으로 70대에 도달하게 되면 근둘레(muscle circumference)가 약 40% 감소한다는 연구 하나만을 소개 드립니다. 수많은 노화와 근육의 인과관계를 탐구한 연구들을 결국 여과하면, 노화에 따른 근육 감소가 발생한다는 단일의 순수한 결론만이 남는 듯 합니다.

술이나, 물이나, 눈물이나. 결국 노화(aging)라든지 이 글에서 다루진 않았지만 원래 운동을 꾸준히 하시더 분이 운동을 수 개월 안 해서 일어난 자연적 근손실이 더 클 것입니다. 운동 출석을 하지 않고 다른 요인들이 근손실을 유발할지 과하게 우려하기에 앞서, 운동을 꾸준히, 오래, 안전하게 하는 게 최선의 근손실 예방법이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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