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답하다 5. 휴가철, 핏케이션(Fit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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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답하다 5. 휴가철, 핏케이션(Fitcation)

Holly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The next big thing
FITCATIONS

일러스트 이민

애널리스트 시절, 연중 스무번 가까이 홍콩으로 출장을 가곤 했습니다. 출장 중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바쁜 일정을 수행합니다. 그러면서도 점심에 동료들과 뜨끈한 홍콩식 국수를 먹고 아티잔 커피를 마시며 주말이 낀 일정에는 란콰이펑에서 놀 생각에 들뜨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출장이라 함은 나의 일상을 타협해야 하는 것이지요. 특히 운동을 하루 루틴 중 최우선으로 삼는 저 같은 피트니스 매니아에게는 더더욱 큰 희생이었던 기억으로 남아있습니다.

그렇다고 출장 아닌 여행은 즐거웠을까요? 물론 여행은 새로운 경험과 볼 거리로 흥분을 안겨주지만,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동시에 괴로운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좋아하는 친구들이라고 취미가 다 겹칠 수는 없으니까요. 말 그대로 먹고 놀기도 바쁜 여행 일정 중에 꼬박꼬박 운동을 하거나, 귀한 여행 일정에 좋은 피트니스 센터나 크로스핏 박스를 끼워 넣도록 허용해 주는 친구는 더더욱 찾기 어렵습니다. 에펠탑을 보고, 퐁피듀 센터에서 전시를 한 바탕 보고, 배불리 맛집을 찾아다니다 오면, 운동을 하기엔 체력적으로 한계가 오기도 하고요. 짧은 여행 기간 동안이니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음을 잘 알면서도, 자기 전에는 운동을 하지 못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핏케이션(Fitcation)입니다. 피트니스(fitness)와 휴가(vacation)의 합성어인데요. 말 그대로 요가, 서핑, 러닝, 하이킹 등의 운동경험을 휴가지에서 영위하며 휴가와 휴양을 동일시 하는 새로운 여행 라이프스타일입니다. 

최근에는 세계 최고의 크로스핏 선수 중 한 명인 티아 클레어 투미(Tia-Claire Toomey)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함께하는 약 350만원(US$3,200) 비용의 운동 투어 상품이 출시되기도 했습니다.


트렌드 전문 온라인 매체 트랜드 헌터(Trend Hunter)에서는 핏케이션의 유행 이유를 다음과 같이 분석하고 있습니다.

  1. 점점 많은 사람들은 과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건강에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죄책감을 상쇄하기 위해, 휴가 중에도 건강 생산성을 욕심내며 자기 개발의 기회로 삼는  것입니다.
  2. 계급 상징으로서의 피트니스, 즉 “해질녘 발리에서의 요가 수업”을 전시하며 고가의 피트니스 연휴를 즐기는 부유한 라이프스타일을 과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을 차치하고서라도, 운동을 어느 정도 즐겨 하신 분이라면, 운동과 진정한 휴식은 상당히 가까운 행위임을 직관적으로 알고 계실 것입니다. 둘 다 본질적으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복돋아주고, 재충전을 위한 시간 투자니까요.

운동을 위한 호텔

일러스트 이민

이 흐름을 반영하여 전 세계 유수의 휴양 호텔들은 더 아름답고, 넓고, 좋은 기구들로 가득 차 있는 피트니스 시설을 구비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일례로 마이애미 소재의 1 Hotel South Beach의 경우 고급 피트니스 시설인 아나토미 피트니스(Anatomy Fitness)를 호텔 내에 유치하여, 호텔 투숙객들이 전문 트레이너와 함께 최상의 운동시설에서 땀을 흘릴 수 있도록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잠깐 아나토미 피트니스에 대해 조금 더 살펴봅시다. 최고급 운동시설을 넘어, 카이로프락틱 서비스, 수분/근육빌딩/체중감소/면역력 등 기능별로 개인화된 비타민 투약 서비스(Vitasquad), 엔더몰로지셀룰라이트 관리 서비스, 미용실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직 여기에 못 미치는 한국의 피트니스 시장에서는 아주 가까운 미래에 나타날 형태의 시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본으로 충전된 고급 휴양 시설들에서는 핏투어족들을 위하여 원스탑으로 토탈 웰니스를 제공하기 위해 운동과 영양, 뷰티 관련 최첨단 의료 간의 협업을 통한 지속적인 고급화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Anatomy fitness 사의 서비스 목록

Vitasquad 서비스 목록

앞서 여행 중 운동 부족을 느끼는 고충을 이야기했는데요. 사실 개인적인 자유시간이 주어진다면,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드랍인1회성 시설이용을 통해 핏케이션을 조금 맛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고급 피트니스 시설들은 5만원 이내에서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1회성으로는 적지 않은 비용이지만, 반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운동이라는 행위를 새롭게 경험하기 위해 여행지 가격을 낸다고 생각하면 충분히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다음 휴가를 계획할 때는, “여행은 살아보는 거야”라는 모 숙박업 회사의 슬로건처럼, 현지의 피트니스 시설을 직접 이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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