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으로 답하다 3. 생리할 때 운동해도 되나요?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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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답하다 3. 생리할 때 운동해도 되나요? (1)

Holly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주의!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을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 글에 나온 정보를 사용하여 건강 상의 문제 또는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지 마십시오. 식이 요법 변경, 수면 습관 변경, 보충제 복용 또는 새로운 운동 일과를 시작하기 전에 항상 의사와 상의하십시오.

 

생리와 호르몬의 이해

생리통 때문에 아스피린을 먹거나,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하거나, 계획했던 복근 운동이나 스쿼트를 미루었던 경험이 흔합니다. 그런데, 생리할 때 운동을 쉬는 게 운동 전략 면에서 더 유리할까요?

단순하게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생리 시작날부터 약 2주간은 근력운동의 황금기입니다. 의외이신가요? 생리 중에는 기력이 떨어져서 침대에만 누워있고 싶기도 하고, 운동하면 힘도 안 날 것 같기만 합니다. 하지만 어떻게 보면 이것도 선입견일 수 있습니다.

일러스트레이션 이민

우리의 몸은 호르몬의 지배를 받습니다. 그리고 생리는 호르몬 변동의 결과입니다. 성별 간의 생물학적 차이에 따른 회복력, 열 적응력(heat stress) 등을 연구하는 운동 생리 학자이자 영양 과학자인 닥터 스테이시 심즈는 근력 운동, 특히 역도(weightlifting)와 같이 힘을 증가시키기 위한 스트렝스 트레이닝(strength training)이나 공간 지각력을 필요로 하는 구기종목은 생리 시작일부터 약 2주 동안 트레이닝하기 가장 유리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호르몬 때문입니다. 이번 편에서는 닥터 스테이시 심즈의 책 <ROAR>에 소개된 내용을 바탕으로, 생리 주기에 따라 어떤 트레이닝 전략을 채택해야 하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본적 한계, 여성 배제적 스포츠 생리학

이 칼럼을 작성하며 논문 및 스포츠 생리학 관련 서적부터 뉴욕타임즈, 네이처지, 우먼즈 헬스까지, 다양한 정보를 조사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여성의 생리사이클과 트레이닝의 관계를 구체적, 장기적 그리고 복합적으로 연구한 자료가 부족한 실정입니다. 영어로 조사해도 이 모양 이 꼴(?)인데, 양질의 국문자료는 더욱 희소하다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고요. 

한정된 밑천을 가지고 작성된 이 칼럼 또한 장기적, 복합적 고려가 부족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가 의학 전문가가 아니기에, 생리와 트레이닝 사이에서 존재하는 모든 변인을 포괄적으로 검토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음을 인지하고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생리 사이클이 곧 호르몬 사이클이다

생리 사이클에 관여하는 요인은 아주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생리 사이클의 두 '주연 배우'인 성호르몬의 대표주자,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에만 주목을 하고자 합니다.

정상 생리주기는 개인차에 따라 21일에서 40일 사이로 폭넓게 정의됩니다. 그러나 논의의 편의성을 기하기 위하여, 학계에서 통상 연구기준으로 삼는 생리주기인 28일을 기준으로 삼겠습니다. 생리 시작일을 1일로 간주했을 때 14일까지의 기간은 포궁 내막이 다음 생리를 준비하며 두터워지는 난포기(follicular phase)이며 15일부터 28일까지의 기간을 그 포궁내막을 유지하는 황체기(luteal phase) 라 합니다. 배란은 그 중간에 이루어지고요. 유지된 포궁내막은 다음 사이클의 1일인 생리시작일에 무너지며 생리혈이 배출되는 현상이 생리입니다.

생리 주기에 따라 두 호르몬 분비량은 어떤 변화를 거칠까요? 1주차에는 출혈이 진행되며 (일반적으로 7일 이내) 두 호르몬 모두 레벨이 낮습니다. 2주차에는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증가하며 포궁내막이 두터워집니다. 일반적으로 14일경, 배란이 발생합니다. 그 후 3주차에는 프로게스테론의 수치가 상승하며 포궁내막이 성장을 멈추고, 수정란이 착상될 수 있도록 포궁을 준비합니다. 만일 수정되지 않는다면, 4주차에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함께 떨어지기 시작하고(21일 또는 22일경) 다음 생리 주기가 시작됩니다.

그래프 출처: nature

생리 주기에 따른 트레이닝 전략

그렇다면 해당 주기에 따라 어떻게 운동을 해야 될까요? 단순화해서 요약하자면, 생리 시작 후 2주는 고중량, 고강도로 운동하고, 배란일을 기점으로 2주는 적당한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시면 됩니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주차: 피흘리는 날 역기를 들어라

생리과다로 인한 빈혈 등, 특정한 질병을 앓고 있지 않은 다수 여성은 생리 기간 중에 운동을 피해야 할 의학적 이유가 없으며 생리 기간 중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것은 우리의 몸과 포궁에 유해하지 않다고, 미국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합니다.

유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닥터 스테이시 심즈에 따르면 여성이 생리를 시작한 날부터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가장 낮게 분비되는 저호르몬분비기간에(1-14일, Low Hormone Phase) 근성장이 더 많이 일어나며,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통을 덜 느끼며 근회복력도 황체기 때 보다 개선됩니다.

다만 이 기간에 적게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은 근회복과 긍정적인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이 부분을 참고하여, 1주차인 저에스트로겐 기간에는 영양상태, 수면의 질, 단백질 섭취량 등에 더욱 주의를 기울이면 트레이닝 결과가 더욱 긍정적일 수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효과가 좋으니 생리통으로 아파 죽겠는데도 운동을 해야 할까요?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압니다. 개인의 평소 몸 상태는 수많은 변인의 총체이기에, 생리할 때 운동하라는 얘기는 모두에게 적용 가능한 조언(one-size fits all)은 아닐 것입니다. 가령,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기도 어려운 생리통이 있는 분들이 무리해서 고강도 운동을 하면 몸에는 물론 심적으로도 좋지 않겠지요. 고강도 운동을 즐기지만, 생리량이 많다면? 당연히 빈혈에 취약해진 몸이라면 운동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증상이 없다는 전제 하에, 2주차에도 고중량-고강도로 트레이닝이 권장됩니다. 하지만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증가하며 조금 다른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어집니다.

2주차: 에스트로겐 분비량이 높을 때는
떡볶이를 먹고 무릎은 아껴라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이 최고치를 찍으며, 기분과 에너지레벨이 가장 고조되는 시점입니다. 더욱 용감해지고요. 더 빠르게 무언가를 배우고, 기억력도 향상됩니다. 고통을 가장 덜 느끼며 근육도 잘 붙습니다. 저는 이 시기에 헬스장에 가기 싫다는 생각이 가장 덜 들고, 운동하는 내 모습이 멋지게 느껴집니다.

이 기간에 몸은 임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방을 축적하며, 탄수화물을 에너지원으로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됩니다. 에스트로겐이 인슐린 민감성을 증대시켜 혈당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보조하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운동할 때 탄수화물을 빠르게 사용해야 되는 고강도 운동에 유리해집니다. 인슐린과 바디빌딩에 대해서는 향후 칼럼에서 다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고강도 운동에 유리하다고 해도, 이 기간에는 리밴드(rehband) 무릎보호대를 챙기고 하체 토크(torque)를 확실히 해주어야 합니다. 생리사이클 2주차인 고에스트로겐 - 저프로게스테론 상황에서는 무릎의 전방십자인대(anterior cruciate ligament, “ACL”) 부상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뉴욕타임즈 에 소개된 시카고재활병원 린 로져스 이사의 연구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갑작스럽게 무릎 포지션을 변경해야 하는 동작들(박스점프나 테니스, 춤동작 등)은 충분한 준비운동 후 주의를 기울여 수행해야 합니다. 해당 운동들은 상대적으로 저에스트로겐 – 고프로게스테론인 생리사이클 후반부에(15-28일) 수행하는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에스트로겐은 과신전(관절의 가동범위가 비정상적으로 큰 것)과 긍정적인 상관관계를, 근경직성과 부정적인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은 새롭지는 않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해당 연구들은 호르몬의 변화가 근육과 관련 조직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는지, 그렇지 않으면 뇌가 근육에 명령을 내리는 경로에(mind muscle connection) 영향을 주었는지 뚜렷하게 검증하지 못하였음을 고려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NOT Enough!
부족한 정보들

저호르몬 기간(난포기) 동안 우리의 대사작용은 어떻게 변화할까요? ‘생리 주기 트레이닝’이라고 네이버에 검색을 해 보면, 1주차 및 2주차까지는 살을 뺄 수 있는 황금기라는 정보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정확히 나와있지 않거나, '우리 몸이 지방대사를 더 많이 한다'거나 '탄수화물 중심의 대사를 더 많이 한다’는 등, 서로 반대되는 정보들로 점철되어 있고요.

이렇게 서로 정보가 엇갈리는 이유는 아마 대사작용 관련 분야의 현재 연구 상태에 논쟁의 여지가 많기 때문일 것입니다. 호르몬은 독립적으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특히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은 지방 대사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하지만 이 두 호르몬 외에 존재하는 다른 강력한 호르몬의 영향을 통제하여 이루어진 연구는 아직 없습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28일 주기를 가정했을 때, 생리를 시작한지 3주, 4주차에 어떻게 운동해야 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에겐 생리하는 기간보다 더욱 힘든 PMS 기간이 포함되어 있기도 합니다. 그럼, 다음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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