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는 정부가 평창동계올림픽의 일환으로 편성한 여러가지 문화 프로그램 중에 발레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의외였다. 조직위가 예산 20억원을 국립발레단에 배정하고, 발레단이 <안나 카레니나>를 올리기로 했다는 건 더 의외였다. 백조, 지젤, 라 바야데르, 호두까기에도 있는 ‘흰 옷 입고 줄 맞추어서 추는’ 군무도 없고, 쿵짝쿵짝 눈요기하기 좋은 캐릭터댄스도 없는 드라마 발레를? 평창올림픽 개막 100일 전인 2017년 11월, 회의와 기대를 동시에 품은 관객들 앞에 국립발레단이 <안나 카레니나>를 올렸을 때 ‘무대장치도 없는 드라마발레인데, 20억을 어디에 쓴 거지?’하고 의아해하는 관객들도 없지 않았...
2018.02.14 19:21 발행